- 일부 수목원 등에 옮겨심기 추진
- 3·4단계 공사서 문제 반복 우려
올해 개통 예정인 부산 간선급행버스체계(BRT) 2단계 구간의 가로수 3분의 1 이상이 뽑혀나갈 위기에 처했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에서 가로수가 발휘했던 미세먼지·열섬현상 저감 효과도 대폭 줄어 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  |
| 27일 부산 간선급행버스체계(BRT) 2단계 구간인 연산교차로 인근 보도에서 근로자들이 가로수를 뽑아낸 자리에 광케이블 등을 매설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부산시 건설본부는 BRT 2단계 구간인 중앙대로 내성교차로~서면교차로(5.9㎞)의 가로수 841그루 중 289그루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건설본부는 올해 7월까지 내성교차로~양정교차로(3.8㎞), 11월까지 양정교차로~서면교차로(2.1㎞) 공사를 완료해 BRT 2단계 구간을 개통할 예정이다.
공사 진행에 따라 보행로 폭이 줄면서, 애초 사업 구간에 심긴 가로수 중 일부는 살짝 뒤로 옮겨 심기로 했다. 하지만 건설본부가 세운 계획은 실행이 어려워졌다. 일부 구간 보행로 폭이 5m에서 3m로 좁아지는 데다, 지하에 전선 광케이블 하수도관 등이 묻힌 곳이 많아 이식에 필요한 땅 깊이를 확보할 수 없는 탓이다.
이 때문에 건설본부는 내성교차로~양정교차로에서 은행나무 214그루, 양정교차로~서면교차로에서 버즘나무 75그루를 뽑아 해운대수목원, 강서구 부산섬유진흥센터 등지로 옮겨 심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렇게 되면 부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최대 간선도로에서 미세먼지와 열섬현상을 완화해주던 나무가 대거 외곽으로 흩어진다.
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현재 BRT 2단계 구간 공사 진행률은 20% 정도”라며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BRT 구간 밖으로 이식해야 하는 나무 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 심긴 나무가 미세먼지와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데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산림청 조사 결과 가로수 한 그루는 연간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가량인 35.7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며, 특히 버즘나무 한 그루는 1일 평균 잎 1㎡당 664㎉의 대기열을 흡수하는데 이는 15평형 에어컨 5대를 5시간 가동하는 것과 같은 효과다.
앞으로 BRT 3, 4단계 공사가 이어지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부산시가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BRT 3단계 구간인 서면교차로~충무동교차로(8.6㎞)는 2021년, 4단계 구간인 서면교차로~사상터미널(7.4㎞)은 2022년 공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시는 내다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시녹화사업 실무협의를 통해 미세먼지와 열섬현상 저감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큰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대신 보행로 크기에 맞춰 작은 나무라도 심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