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가난·불평등 직시, 자갈치시장을 사랑했던 ‘빈민의 사진가’ 최민식

  • 오광수 기자
  •  |   입력 : 2019-03-28 19:33:24
  •  |   본지 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한국학의 거장’ 김열규 전 서강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최민식(1928~2013·사진)에 관해 이런 글을 남겼다. ‘우리는 인간 최민식이 순례하고 돌아다닌 인간 세계가 필경 너무 잡다한 인간 비극의 무대였음을 깨닫게 된다. 그는 일상적인 인간 비극의 생생한 증언자, 최대 규모의 목격자가 되기를 스스로에게 성스럽게 짐 지운 사람이다. 그에게 카메라는 스스로 어깨에 맨 십자가 바로 그것이다’.

‘빈민의 사진가’ 최민식이 답했다. “나의 작품은 인간이 중심이다. 나는 인간을 묘사함으로써만 나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다. 인간이 거기 있기에 나는 사진을 찍었다. 내 사진은 나를 찾아주었다. 가난과 불평등 그리고 소외의 현장을 담은 내 사진은 ‘배 부른 자의 장식적 소유물’이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

아미문화학습관 2층에 마련된 ‘최민식 갤러리’에 들어서면 흑백 사진 속 선생이 관람객을 쳐다본다. “너는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꾸지람하는 듯하다.

황해도 출신의 선생은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났다. 애초 화가를 꿈꿨던 그는 사진의 세계에 빠져 든다. 1960년 부산 부민동 산비탈 판잣집 풍경, 자갈치시장의 노점상 할머니, 판잣집의 창문 밖으로 상체를 내놓고 책 읽는 까까머리 어린 학생, 길게 늘어선 물동이 행렬, 동생을 등에 업은 소녀, 찢어지게 가난하던 시절 속에서도 해맑게 웃는 어린 학생들…. 그의 사진작품 속에서 말 없고 소외된 이들이 집중적으로 조명됐다. 그들을 보며 마음 아파했던 선생이었다. 그만큼 부산을 사랑했다. 특히 자갈치시장 사람을 작품에 많이 담았다.

아미문화학습관 2층에 마련된 ‘최민식 갤러리’ 전시 공간. 박수현 선임기자
가난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찍는’ 선생에 대해 ‘조국 근대화’ ‘잘살아보세’를 외치던 정권이 좋아할 리 없었다. 외국에서 극찬을 받았던 그의 작품전에 정작 선생은 정부가 여권을 내주지 않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선생은 생전에 “꾀죄죄한 나의 옷차림과 가난한 사람들의 사진을 찍는 것 때문에 간첩으로 몰리는 일이 많았다. 50년간 100번 이상 간첩신고를 당했다”고 되돌아보기도 했다. 오광수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5. 5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6. 6[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9. 9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10. 10147일 만에 투표지 공개 검증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6. 6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9. 9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0. 10조현, 한미관계 난기류 우려에 “벨트 단단히 매면 돼”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0. 10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3. 3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4. 4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9일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위기가정 긴급 지원
홀로 질병과 생활고 견디는 독거노인…수도까지 끊겨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노후 산단을 스마트 밸리로 혁신…구 소유 건물 팔아 재정 안정화를”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