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계자료 제대로 검증 않고
- 실사도 안해 관리감독 구멍
- 시, 준공영제 ‘대수술’ 나서
부산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대수술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오는 7월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 ‘운송수지 부족분 보전금’이 불어나는 등 시의 재정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국제신문 2일 자 1·3면 보도)되는 데 따른 대책이다.
부산시 감사관실은 지난해 11월 12일부터 20일간 시내버스 준공영제 전반을 감사해 행정상 처분 5건, 개선 권고 3건 등 조처했다고 2일 밝혔다. 2007년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한 이후 외부 전문가를 투입해 집중 감사를 벌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관실은 감사 결과를 토대로 표준운송원가 산정 방법 개선, 준공영제 지도·감독 방안 마련 등을 주문했다.
시가 공개한 감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표준운송원가를 산정하는 용역 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 표준운송원가는 시내버스 1대를 1일 운행할 때 발생하는 가동비·보유비를 포함한 최적 비용을 뜻한다. 운송원가 대비 운송수입의 부족분을 시가 보전하므로, 운송원가가 과다 산정되는 만큼 시의 재정 손실도 커진다.
그런데 이번 감사에서 각 버스업체의 세무 자문료와 주식 평가 수수료, 협회비, 임원 차량 유지비, 외부 교육비, 시찰 명목 여비 등 운송원가와 전혀 관련 없는 비용이 무더기로 포함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운송원가 산정 용역을 하면서 담당 부서가 실사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임원 인건비 횡령 등 비리 혐의로 기소된 A업체의 경우 운송원가(인건비)에 포함된 관리직 중 최소 6명이 대표의 운전기사 등 원가 산정과 무관한 인원이었다. 또 B, C업체의 관리직에 이중으로 등록됐거나, 관리직원이 다른 업체 대표로 등록된 사례까지 있었다.
운송원가 조사의 기초가 되는 회계자료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D업체가 인건비 관련 회계자료를 급여 대장으로 제출하면, 시는 대장에 있는 직원이 실제로 근무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빠뜨렸다. 이와 함께 버스사업조합의 결산에 대해서는 아무런 통제 장치가 없어, 40여억 원에 달하는 조합비의 적정성 검증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감사관실은 보조금 환수 조처 등을 명시해 조례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시 류제성 감사관은 “준공영제를 시와 버스업체 간의 계약으로만 인식해 보조금 관련 법령에 따라 당연히 인정되는 관리·감독 권한과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