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이스피싱 조직원 15명 구속
200여 명의 휴대전화에 악성 코드를 심어 수십억 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특히 범행에 실패하자 피해자 휴대전화로 “부산 도시철도역을 폭파하겠다”며 보복성 허위 신고까지 했다.
2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 오후 4시46분 “15분 뒤 도시철도 2호선 감전역에서 폭탄을 터트리겠다”는 문자메시지가 접수됐다. 경찰은 곧바로 수색을 벌였고, 감전역은 20여 분간 전동차 무정차 통과 조처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는 가짜 신고였다.
경찰 조사 결과 문자메시지 발송자는 부산에 사는 40대 남성 김모 씨로 확인됐다. 그런데 김 씨는 본인 휴대전화에서 문자메시지가 발송된 사실을 몰랐다. 그는 일전에 금융사 직원을 사칭해 “기존 제2, 3 금융권 대출을 이자가 적은 정부 지원 대출로 바꿔주겠다”는 보이스피싱에 당해 2차례에 걸쳐 1205만 원을 송금한 적이 있었다.
“추가로 돈을 보내라”는 범죄 조직의 요구에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 씨는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었다. 알고 보니 경찰이 받은 문자메시지는 김 씨가 3번째 범행에 넘어가지 않고 말다툼을 벌인 것에 앙심을 품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김 씨의 휴대전화에 악성 코드를 심어 이른바 ‘좀비 폰’으로 만든 뒤 보낸 것이었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로 A(36) 씨를 비롯해 보이스피싱 조직원 15명을 구속하고, 총책 2명을 인터폴에 수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 중국에 사무실과 숙소를 차린 뒤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211명을 대상으로 20억4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저금리 대환·대출을 주선해준다며 IP 주소를 불러주고 앱을 설치하도록 요구해 송금을 요구하면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