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청가정에 CCTV 무상 지원 등
- 청와대 청원 동의 21만 명 넘어
- 찬성 측 “학대 확인 위해 꼭 필요”
- 반대 측 “돌보미 인권 침해” 팽팽
정부 아이돌봄서비스의 아이돌보미가 14개월 영아를 학대한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서비스 신청 가정에 CCTV를 전면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3일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아이돌보미 영·유아 폭행 강력 처벌 및 재발 방지 방안 수립’ 청원에 동의한 국민이 21만 명을 넘었다. 20만 명 이상 동의를 얻은 청원은 정부 관계자가 직접 답해야 해 조만간 정부의 답변이 있을 예정이다.
청원 내용을 보면 ▷영·유아 학대 처벌 강화 ▷돌보미 자격 심사 강화 ▷돌봄서비스 신청 가정 CCTV 설치 무상 지원 등 요구사항이 담겼다. 청원 글을 올린 피해 영아의 부모는 “적어도 CCTV만큼은 꼭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CCTV 설치를 둘러싸고는 ‘모든 가정에 달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과 ‘전면적인 설치는 무리다’는 견해가 충돌한다. 무상 설치를 요구하는 쪽은 가정 내에서 벌어지는 돌보미의 영아 학대는 CCTV가 없으면 사실 확인이 어려운 만큼 CCTV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하는 양모(35) 씨는 “사설 베이비시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돌봄서비스를 선택하는 이유는 믿을 만하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형편이 넉넉지 않은 부모가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도록 CCTV를 설치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 아이돌봄서비스 이용 요금은 소득별로 다른데, 영아 종일제(월 200시간)의 본인 부담은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60% 이하는 39만 원 ▷60~85% 이하는 65만 원 ▷85~120% 이하는 91만 원이다. 사설 베이비시터는 이용 시간에 따라 최저임금이 적용되는데, 종일형(하루 9시간)으로 한 달 200시간을 맡기면 167만 원을 내야 해 비용 부담이 크다.
반면 CCTV를 설치하면 아이돌보미를 구하기 어렵고, 인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설치에 반대하는 의견도 만만찮다. 정부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하려면 신청서 중 ‘가정 내 CCTV 유무’ 항목에 표시해야 하는데, ‘있음’에 표시하면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돌보미가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주부 A 씨는 “돌보미를 배정받은 뒤 ‘CCTV를 달아도 되냐’고 묻자 돌보미가 불편해하며 아이를 맡지 않겠다고 했다”며 “돌보미 눈치가 보여서 CCTV를 달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 예산으로 모든 가정에 CCTV 설치를 지원하는 건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아이돌봄서비스는 지난해 6만4591가구가 이용했다.
한편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이날 아이돌보미 아동 학대 사건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이돌보미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가정을 전수 조사할 것이고 혹시나 은폐된 사건이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