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구 내에서도 노인비율 차이
- 강서 대저1동 29%·명지2동 5%
- 지역별 사망·출생자 차이 크고
- 고령화 속도도 현저히 다른데
- 지자체 사업은 천편일률 추진
- 노인친화도시 계획 구색용 많아
- 부산 전체보다 지역별 사업 필요
부산이 전국 대도시 중 고령화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현재 부산의 노인(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7.41%(올 3월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노인인구 비율이 14%가 넘으면 ‘고령화’가 아니라 그냥 ‘고령 사회’다. 부산은 2030년이 되면 3명 중 1명이 노인이다.
지금까지는 고령화를 저출산과 함께 극복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고령화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밑거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같은 부산이라도 지역에 따라 고령화 정도와 진행 속도가 크게 다른 만큼 상황 별로 맞춤형 지역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도 인다.
■고령화도 지역 따라 제각각
부산 내에서도 동마다 고령화 속도는 천차만별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를 바탕으로 부산 206개 동별 노인인구 비율을 분석한 결과 최대 26%포인트나 차이가 벌어졌다. 노인인구 비율이 30%를 넘는 곳이 강서구 가락동, 서구 아미동·남부민1동 등 8개 동이었고, 20~30% 미만도 83개다. 이에 반해 노인 비율이 10%가 되지 않는 동도 5곳이다. 중구나 서구, 동구 등 전체 노인 비율이 평균을 웃도는 곳도 있지만, 같은 구·군 내에서도 동별로 비율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신도시가 조성된, 외곽 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강서구를 보면 대저1동의 노인인구 비율은 29.59%인데, 명지2동은 5.87%다. 기장군도 일광면은 27.04%인 반면 정관읍은 8.97%다. 도심도 예외는 아니다. 동래구 복산동(25.61%)의 노인비율은 사직2동(10.31%)의 2.5배다. 이처럼 같은 구 내에서도 노인 비율의 차이가 커 천편일률적인 사업으로는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동남지방통계청에 따르면 부산은 2037년이 되면 노인인구 비율이 33%를 넘을 전망이다. 현재 비율 17%의 약 2배다. 그러나 고령화가 진행되는 정도도 지역마다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사망자 수와 출생아 수 추이, 사회적 이동 요인에 따라 속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사망자와 출생아의 격차가 큰 곳은 지역 소멸까지도 우려된다. 국제신문이 3년 평균 출생아와 사망자를 바탕으로 2030년 동별 노인인구 비율을 추산(전·출입 등 사회적 이동은 배제)한 결과, 금정구 선두구동의 경우 노인인구 비율이 현재 29.05%에서 약 54%로 늘어난다. 전체 인구는 2458명에서 1166명으로 반 토막이 된다. 이는 선두구동의 지난 3년간 한 해 평균 사망자는 35명인 반면 출생아는 4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도심도 예외는 아니다. 서구 아미동의 현재 노인인구 비율은 31.16%. 2030년엔 52%로 증가하며 전체 인구는 약 12%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미동의 지난 3년간 한 해 평균 사망자는 109명, 출생자는 16명이다. 이 지역의 공통점은 노인 비율이 높아 사망자가 많은 반면 출생자는 적고, 곧 노인이 될 인구도 많아 노인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점이다.
부산시의회 박민성 의원은 “노인 비율이 늘어나면 사망자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출생자나 신규 유입 요인이 없으면 그 지역은 비어가고 결국은 소멸을 걱정해야 한다”며 “부산 전체가 아닌, 동별 인구 구조에 맞는 지역별 생활권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친화도시 계획도 ‘헛방’
부산시는 2016년 WHO가 지정하는 노인친화도시에 가입했다. 그 일환으로 시는 당시 ‘고령친화도시 구현을 위한 노인복지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야외공간, 교통, 주거, 지역사회 지원 등 8개 분야에 걸쳐 2016~2018년 실행할 계획을 담았다. 이 중 복지정책을 제외하고, 도시계획과 연관된 물리적 환경 조성 분야에선 13개 사업이 제시됐다.
그러나 9일 국제신문이 계획서를 분석해보니 이 중 상당수는 추진하던 기존 사업을 끼워넣은, ‘아전인수’ 사업인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시는 고령 친화도 평가결과 보행 안전성에 만족도가 낮다고 보고 보행환경개선지구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고 계획서에 명시했다. 그러나 사업 대상지를 보면 북구 덕천동 젊음의 거리, 부산진구 조방앞 친구의 거리,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등으로 노인 밀집 지역과 연관성이 희박하다. 기존 공원을 노인 친화공원으로 리모델링하는 사업 역시 대상지가 생태놀이터, 명장공원, 금강공원 등지로 추진하던 공원 조성·재정비 사업이었다. 대상지 16개소 중 15개소가 기존 추진 사업일 정도다.
일부 노인 맞춤형 사업조차도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았다. 당초 시는 약 100억 원을 투입해 사상구 학장동에 공공실버주택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실버주택은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지역 내 돌봄 사업인 커뮤니티 케어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없어선 안될 요소다. 그러나 주민 반대에 부딪혀 2년 넘게 사업이 표류하다 결국 무산됐다. 부산시 관계자는 “사업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대체 사업부지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인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물 설치 사업도 당초 2018년까지 23개소에서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20곳에 그쳤으며, 저상버스는 208대 목표치의 약 65%인 135대만 확충했다.
부산복지개발원 이재정 책임연구위원은 “젊은 인구가 유입되면 이상적이지만, 현재로서는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를 되레 도시 경쟁력으로 받아들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
◇ 노인 비율 30% 이상 동 (2019년 3월 주민등록인구 기준·단위:%) |
지역 |
비율 |
지역 |
비율 |
서구 아미동 |
31.16 |
영도구 신선동 |
31.44 |
서구 초장동 |
31.29 |
영도구 봉래2동 |
30.56 |
서구 남부민1동 |
31.73 |
사하구 감천2동 |
30.92 |
동구 수정4동 |
31.87 |
강서구 가락동 |
3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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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비율 10% 미만 동 |
지역 |
비율 |
지역 |
비율 |
북구 화명1동 |
8.62 |
강서구 녹산동 |
9.56 |
강서구 명지1동 |
6.93 |
기장군 정관읍 |
8.97 |
강서구 명지2동 |
5.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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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별 노인비율 |
지역 |
비율 |
지역 |
비율 |
10% 미만 |
5개 |
20~30%미만 |
83개 |
10~20%미만 |
110개 |
30% 이상 |
8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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