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유하리 패총에서 4세기 전후 가야 시대에 대규모 마을이 존재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이 확인돼 비상한 관심을 끈다.

시는 재단법인 한화문물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유하동 유하리 패총 일대 1200㎡를 조사한 결과 대형 주거지 4동, 지상식 건물지 1동, 고상 건물지 3동, 수혈 (구덩이)16기, 패각층 등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당시에 대규모 마을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상 건물은 4개 기둥 위에 건축됐으며, 큰 것은 면적이 38~40㎡였다. 이는 기원전 3세기 일본 야요이 시대 요시노가리 유적지에서 확인된 고상건물과 비슷해 두 지역이 상호 교류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부 대형 주거지의 아궁이 유구는 북서쪽으로 치우친 상태로 발굴됐다. 아궁이 위치는 ‘조왕신(부엌 수호신)을 차려놓은 것이 모두 입구의 서쪽에 있었다’는 중국 고대 삼국지(三國志)의 위서 동이전(魏書 東夷傳) 기록에 부합한다. 이는 조사 대상 1~6구역 가운데 3, 4구역만 조사한 결과여서 추가로 발굴하면 더 큰 마을 규모가 확인될 가능성도 크다.

이곳에서 북서쪽으로 1, 2㎞ 내에 양동리고분군과 양동산성 산기산성이 있는데, 양동리 고분군은 유하리 마을 주민의 매장지이고 산성은 외적의 침입을 막는 구조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유하리에는 상당한 권력을 가진 대규모 집단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지난 5일 학술 자문회의에 참석한 자문위원은 “이곳이 금관가야 중심지인 봉황동 마을과 견줄 만한 유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추가 발굴을 하고,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하는 등 체계적인 보호,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추가 학술조사 등을 거쳐 유적 종합 정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는 11일 유하리 패총 현장에서 공개 발표회를 개최한다. 박동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