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수사업무와 중복 ‘과부하’
경찰청이 마약류 단속을 강화하면서 이 업무를 수행하는 일선 경찰서의 고충이 크다. 수사 여건을 무시하고 마약류 단속 실적을 내라고 압박하는 탓에 형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11일 부산 일선 서 경찰관들의 말을 종합하면 클럽 ‘버닝썬’ 사건 이후 경찰청이 지난 2월 24일부터 3달간 마약류 특별단속을 진행하면서 외근 형사들이 업무 과부하를 호소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부산청이 특별 단속에서 검거 실적 상위를 차지하려고 일선 서를 들볶는다”며 “도둑 잡으면서 마약 사범까지 찾아내려니 힘에 부친다”고 토로했다.
마약수사 전담팀이 없는 경찰서는 이런 고충이 더 크다. 현재 부산지역 15개 경찰서 가운데 해운대서와 부산진서 남부서만 마약팀 전담팀을 두고 있다. 이를 제외한 경찰서는 일반 형사팀이 마약 사건의 첩보 입수·수사와 마약 외 범죄 수사를 모두 맡는다.
각 경찰서 치안성과평가 항목 중 하나인 마약사범 검거율 목표치를 올해 상향 조정한 것도 부담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지난해까지 마약 사범 검거율 목표치는 각 서의 ‘5년간 마약류 사범 평균 검거인원’을 기준으로 정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각 서의 5년간 평균 검거인원’과 ‘외근 형사 1인당 할당량(0.22명)을 외근 형사 수로 곱한 값’을 50%씩 반영하는 방법으로 변경했다.
일부 경찰서에서는 형사 인원에 따른 목표치 설정을 두고 “지역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린다. 담당구역 내에 큰 번화가를 둔 도심 경찰서와 비교적 덜 번잡한 외곽 경찰서의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산 외곽 지역인 A 경찰서의 경우 올해 마약사범 검거 목표치가 지난해보다 2.6배 증가했는데, 단속 실적은 보호관찰소의 정기 마약류 시약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사람을 검거한 게 전부다. 이 경찰서의 중간 간부는 “마약 사법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답답하다”며 “형사들에게 마약 사범 검거에 신경을 쓰라고 강조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마약 수사도 형사 고유의 업무인데, 할당량 조정을 하는 과정에서 불만이 나온 것 같다. 일선 서의 의견을 청취해 개선점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