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구, 음성안내기 설치도
- 무장애길 확충 목소리 높아져
- 시 “평지 많아… 확대 계획 없어”
지난 1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APEC나루공원에 장애인콜택시 ‘두리발’이 속속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장애인들은 휠체어를 타고 한 행사장으로 모여들었다. 장애인들은 행사장 곳곳에 둘러앉아 다양한 식전 행사를 즐긴 뒤 APEC 나루공원을 출발해 수영교~수영강 서편 갈맷길~좌수영교를 거쳐 나루공원으로 돌아오는 2.5㎞ 코스를 걸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한 ‘담쟁이 걷기대회’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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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부산 해운대구 APEC 나루공원 일대에서 열린 ‘담쟁이 걷기대회’에 참가한 장애인과 가족들이 ‘배리어 프리 로드’를 걷고 있다. 김종진 기자 |
이날 장애인들이 걸은 코스는 보행 약자를 위해 조성한 ‘배리어 프리 로드(무장애 길)’가 있는 갈맷길 8-2 구간이다. 전 구간이 평탄한데다 휠체어 이동을 가로막는 보행 턱이 없어 장애인이 아무런 도움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특히 해운대구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이곳에 점자블록을 설치했고, 올해는 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행사에 참가한 서진영(여·42) 씨는 “코스를 걷는 중에는 불편한 점이 전혀 없었지만 대회장으로 오기까지는 남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이동하기 힘들었다”며 “부산에 이런 길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총 9개 코스, 21개 구간으로 부산 전역을 연결한 갈맷길 가운데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배리어 프리 로드’는 단 두 곳뿐이다. 이번 행사가 열린 갈맷길 8-2 구간과 북구 백양산 ‘무장애숲길’과 연계되는 6-2 구간이 그곳이다.
배리어 프리 로드를 확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부산시는 아직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 시 관계자는 “배리어 프리 로드는 장애인의 이동 편의를 위해 상징적으로 조성한 길이다. 갈맷길에는 평지 구간이 많아 현재로서는 무장애 길을 확충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이 쉽게 이동하기 위해서는 평지뿐 아니라 보행 턱 제거, 점자블록·음성안내 시설 설치 등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걷기대회에 참가한 부산시의회 최영아 의원은 “보행 약자를 위한 길이 만들어지려면 정책 수립 과정부터 보행 약자가 참여해야 한다”며 “상징적인 무장애 길 조성에 그치지 않도록 부산의 모든 도로의 실태를 조사하고 장애인 편의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민하 기자 skycolor@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