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낙동강 취수원까지 2㎞ 떨어져
- 인근 주민 “유입될라” 전전긍긍

경남 양산시 원동면의 화제천이 인근 돼지 사육장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축산 분뇨로 뒤범벅됐다. 화제천은 부산과 양산 시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낙동강으로 연결돼 식수원 오염까지 우려된다.

	16일 경남 양산시 원동면 화제리 명언마을의 한 주민이 축산 분뇨 덩어리와 거품이 뒤섞인 화제천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김성룡 기자

16일 오전 화제리 명언마을 인근 화제천. 물이 고인 곳은 하얀 거품으로 뒤덮여 있었다.

물이 많은 곳은 거품이 적지만 물 색은 누렇게 변해 있었다. 상류로 갈수록 물은 더 탁한 누런색이었고, 바위 틈 등 물이 고인 곳은 분뇨가 흙과 뒤섞여 역한 냄새를 풍겼다. 더 상류에는 시커먼 분뇨 찌꺼기로 범벅이 된 곳도 있었다. 돼지 분뇨 덩어리가 손에 그대로 잡힐 정도. 이런 분뇨 찌꺼기는 화제천 800ｍ 구간에 걸쳐 확인됐다.

하천 맞은편에서 텃밭을 가꾸는 한 주민은 “분뇨 덩어리가 하천에 떠다니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지난 수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화제천은 낙동강으로 흐르고, 화제천과 2㎞ 떨어진 곳에는 낙동강이 취수원인 물금·원동 취수장이 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행여 축산 분뇨가 취수원을 오염시키지는 않을까 우려한다.

화제천 인근 명언마을에는 돼지 사육장이 밀집해 있다. 축산농가들은 분뇨를 축산폐수처리장으로 운반해 처리하거나 액비로 만들어 지정된 장소에서 처리한다. 이 때문에 하천으로는 분뇨 유입이 안 돼 화제천에 다슬기가 사는 등 평소 수질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

양산시는 현장확인에 나서 액비를 처리하는 한 축산농장의 저장탱크에 담긴 분뇨가 한밤중에 넘쳐 흘러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농장에서 분뇨 시료를 채취하는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화제리 일대 명언마을 일대에는 19개 농가가 1만7000여 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이다. 하지만 사육시설이 오래돼 악취 등 환경문제를 둘러싼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명언마을의 한 주민은 “시가 단속에 나선다지만 주거지에도 풍기는 악취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