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기관 허술한 심사 과정 노려
금융기관에 위조 서류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대출을 받은 일당과 이들을 감금·협박해 돈을 빼앗은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붙잡혔다. 급전이 필요해 이 대출 사기단을 통해 대출을 받거나 명의를 제공한 20대 청년도 무더기로 입건됐다.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사문서 위조·행사 등 혐의로 대출 사기단 A(25) 씨 등 2명과 조직폭력배 B(31) 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대출사기단 3명과 조직폭력배 9명, 명의를 빌려 부당대출을 받은 청년 40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 대출 사기단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급전이 필요한 청년 등 대출 희망자를 모집해 재직증명서 금융거래명세서 등을 위조해주고 61차례에 걸쳐 10억 원 상당을 대출받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대출을 도운 뒤 수수료 명목으로 대출금의 20~40%를 받아 챙겼다. 이렇게 챙긴 금액은 총 2억5000만 원에 달했다.
또 B 씨 등 폭력배는 사기단 중 한 명에게 “수사기관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거나 폭행, 감금해 사기단이 챙긴 대출금을 빼앗은 혐의를 받는다.
입건된 청년 중 절반은 이들을 통해 받은 대출금에서 수수료를 떼준 후 남은 금액을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나머지 절반은 대출금을 받지 않고 명의를 빌려준 대가로 사기단으로부터 30만~100만 원을 받았다.
명의 대여자 중 일부는 자신의 이름으로 받은 대출을 사기단이 갚지 않는 바람에 빚까지 떠안은 경우도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기단은 대출 심사를 통과하려고 인터넷에 대표 전화번호가 공개되지 않는 소규모 회사를 골라 재직증명서를 작성하고, 서류에 연락 가능한 회사 번호는 자신들이 착신할 수 있는 번호로 기재하는 방법으로 금융기관을 속였다.
금융기관이 대출 신청자가 재직 중인 회사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워 전화 통화로만 대출 관련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허점을 노린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범행 수법에 대해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대출 시 엄격한 심사를 요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