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원정책 시민요구 높은데
- ‘보건소 난임주사 허용’ 등
- 시, 핵심 요구에 확답 못해
- 오 시장 후보시절 공약인
- ‘공공난임센터’도 지지부진
결혼 4년 차인 A(31) 씨는 2년 전부터 자연임신을 시도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아 최근 부산에서 난임 병원을 찾았다. 난임 검사를 위해 A 씨는 자궁 내시경과 나팔관 조영술, A 씨의 남편은 정자 검사를 받았다. 난임 확진 전까지는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어 30만 원가량 비용을 A 씨 부부가 냈다.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고,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아야 한다는 처방이 나왔다. A 씨 부부는 중위소득 180% 이하에 해당돼 지원금 50만 원을 받았다. 시술비는 건강보험을 적용해 회당 200만~250만 원가량으로, 지원금을 뺀 나머지는 앞으로 A 씨 부부가 모두 감당해야 한다.
요즘 부산에서 난임과 관련한 논의가 뜨겁다. 지난달 28일 시민청원 게시판인 ‘OK 1번가’에 올라온 ‘난임 지원 확대’ 청원이 3000건 가까운 공감을 얻으면서 시작된 현상이다. 이후 시는 잇따라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17일엔 오거돈 시장 주재로 ‘난임 지원 정책사업 회의’도 열었다.
그러나 난임 부부들의 핵심 요구 사항인 ‘보건소 난임 주사 허용’에 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전문 인력과 안전성 확보에 문제가 있어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관해 난임 부부들은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주사를 놓을 수 있는데 따로 전문 인력이 필요하느냐”는 의문을 표시하며 반발한다.
지난해 부산의 합계출산율(15~49세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은 0.9명으로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낮지만, 뚜렷한 난임 대책이 없어 초저출산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 시장이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 시절 공격적으로 내세운 ‘공공 난임센터’ 건립 공약도 청사진만 있을 뿐이다. 올해 예산이 1원도 편성되지 않는 등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공공 난임센터에 어떤 시설이 들어서는지, 이곳에서 어떤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등 세부 계획도 전혀 없다.
이 때문에 난임 부부들은 공공 의료기관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당장 기존 시설이나 정책 내에서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지원을 해 달라고 입을 모은다. 3년째 난임 시술을 받는 B(36) 씨는 “임신에 실패할수록 병원비 계산부터 하게 된다. 아이를 간절히 원하지만, 과정이 너무 힘들어 ‘포기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며 “보여주기식 정책보다 난임 부부의 피부에 와 닿는 지원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시 김부재 복지건강국장은 “보건소는 공중보건 기능을 하므로 (난임 치료 등) 전문성을 부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임 분야 지원 확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