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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 상황 속 임금에 전황 보고, 감명받은 왜장이 가묘 말뚝에 ‘충신’

송상현 최후의 순간

  • 국제신문
  • 오광수 기자
  •  |  입력 : 2019-04-18 18:35:5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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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래부사 송상현이 순절한 1592년 4월 15일(음력). 갑옷을 걸치고 칼을 찬 송상현은 성을 겹겹이 에워싼 왜군과 맞선 상황에서 장계를 짓는다. 장계에는 당시 급박한 전황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부산첨사 정발과 휘하 군사는 전멸했습니다. 다대첨사 윤흥신이 죽음을 무릅쓰고 적과 싸우다 역시 부하들과 함께 전사했습니다. 경상좌수사 박홍은 일본 수군이 개미떼같이 몰려들자 적에게 무기와 군량을 탈취당할 것을 우려해 모조리 불 지르고 수영(좌수영)을 파했습니다. (…) 신은 조방장 홍윤관, 양산군수 조영규 등 백성을 합하여 수천으로 수만 명의 적을 감당하고자 합니다. 적이 지금 항복을 권하고 있으나 신은 죽음으로써 적을 막겠으니 부디 근왕군을 일으켜 왜군을 무찔러 주십시오. 지금 이 순간 조총이 콩 볶듯 하고 칼날이 번득입니다. 기생들도 기왓장을 깨뜨려 성 밖을 향해 던지고 팔순 노인들까지 낫을 쳐들고 성벽을 지키고 있습니다. (…)’.

근왕군은 오지 않았다. 송상현의 최후는 비장했다. 송상현은 갑옷 위에 관복을 입고 의자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왜군이 칼을 휘두르며 돌진했으나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그의 최후를 지켜보며 감화를 받은 왜군의 장수는 송상현을 벤 자기 부하를 잡아 죽였다. 그뿐만 아니다. 왜장은 송상현의 시신을 비단에 싸 성의 동문 밖 가묘에 묻은 뒤 말뚝에 ‘충신 송상현 묘’라고 썼다.
송상현의 최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왜군 적장 가토 기요마사(가등청정, 1562~1611)의 증언에서도 확인됐다. 1594년 경상우병사 김응서와 협상에 나선 가토 기요마사는 가묘의 송상현 유해를 옮겨 선산에 묻도록 허락할 생각이며 한 의녀를 일본으로 데려가 송상현의 부인으로 대접하고 있는데, 조선으로 고이 돌려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가토 기요마사는 약속을 지켰다. 동래성을 함락한 뒤 성민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한 왜군이 과연 이렇게 했을까 하고 여기겠지만, 그만큼 송상현의 최후가, 그의 인품은 적장을 비감하게 만들고 감동하도록 했다. 이는 충렬사를 찾을 때마다 되새기며 두고두고 기려야 할 대목이다.

오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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