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뉴스 분석] 보호받지 못한 사이 위험 노출…환자 치료 사회적 합의 필요

조현병 해법 어떻게(상)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19-04-22 23:34:38
  •  |   본지 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인실 격리된 60대 극단적 선택
- 지속적 치료받다 단절된 안인득
- 33개월 동안 위협적 행동 반복

- 병증 진행·관리 못받으면 위험
- 강제 치료는 위법이라 쉽지 않아
- 가족이 보호, 꾸준한 치료 필요

지난 21일 오전 6시10분께 부산 한 종합병원에서 조현병 환자 A(60)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22일 확인됐다. 경찰과 병원 측 설명을 종합하면 A 씨는 경남의 한 정신병원에서 20년 넘게 조현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 그러던 중 A 씨는 옴(옴진드기에 의한 전염성 피부 감염 질환) 치료를 받기 위해 지난 19일 부산의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종합병원에 입원한 날부터 A 씨는 보호자 없이 1인실에 격리됐다. A 씨는 의식이 명료하고, 의료진 지시에 잘 따르는 등 별다른 이상 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사건 당일 새벽 2시께 의료진이 병실을 돌며 환자들 상태를 확인할 때도 A 씨는 아무런 문제없이 잠자고 있었다. 그러나 4시간여 뒤 병실을 점검하던 병원 관계자는 이미 몸이 굳은 A 씨를 발견했다.

지난 17일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에서 조현병을 앓던 안인득(42)이 방화·살인을 저지른 이후 정신질환자 관리를 둘러싼 우려가 갈수록 커진다. 안인득은 과거 5년간 68차례나 조현병으로 진료받았지만, 이번 범행 전 2년9개월간은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사회가 안인득에게 손을 놓은 동안 끔찍한 참극이 벌어진 셈이다.

이번 사건으로 조현병 환자를 ‘위험한 인물’이나 ‘잠재적 범죄자’로 낙인찍고, 무조건 격리해야 한다는 편견도 번진다. 그러나 A 씨 사례처럼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는 우리 사회가 배척하기 전에 보호·관리해야 할 대상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안인득이 치료 공백 기간에 범행한 것처럼, A 씨 역시 잠시 동안 보호가 이뤄지지 않은 틈에 목숨을 끊었다.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2016년 정신질환자의 범죄율은 0.151%다. 전체 인구의 범죄율인 1.434%보다 낮다. 그러나 안인득의 범죄에서 보듯 “모든 정신질환자가 아니라, 병증이 심각하게 진행되고 관리·치료받지 못한 환자가 범행할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다”는 게 의료계의 공통된 견해다.

특히 정신질환자의 폭력적 행동은 타인뿐 아니라 자신을 향할 때가 많다. 2015년 이호선 박사 등이 낸 논문(조현병 환자의 자살)을 보면 조현병 환자의 사망 원인 중 가장 많은 사례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조현병 환자의 자살율은 5~15% 수준으로 분석된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신질환자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6~2018년 정신질환 범죄자 등 치료 명령 대상자를 분석한 결과 이 530명 중 218명(41.2%)은 가족 없이 혼자 산다. 가족의 보호 아래 꾸준히 치료받는 게 정답이지만, 정신질환자 범죄가 터질 때마다 손쉽게 찍히는 낙인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가 겪어야 하는 아픔은 크다.

부산대병원 이병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제 치료가 어려운 상황에서 위법을 감수하면서까지 치료를 권하기는 쉽지 않다. 자칫하면 의사가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조사를 받게 돼 무리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회복되지 않은 정신질환자는 자신 또는 타인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 환자 인권과 사회적 필요성을 조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3. 3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4. 4[사설] 외국인 400만 시대, 부산은 이제 체류형 관광이다
  5. 5‘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6. 6‘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7. 7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8. 8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9. 9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10. 10매표소 오픈런…레드카펫 ★ 보려 외국인 새벽부터 달려왔다
  1. 1100억대 체임 국제신문 대주주, 국감 증인 채택
  2. 2조희대 “국회·대통령의 제청 간섭은 위헌”(종합)
  3. 3송곳검증 벼르더니…교통·시설公도 싱거웠던 시의회 청문회
  4. 4여야, 국감서 알래스카 LNG 사업 집중 추궁
  5. 5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6. 6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7. 7‘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8. 8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9. 9[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10. 10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1. 1부산 전셋집 1년새 11%↓…매물가뭄 심화에 세입자 울상
  2. 2‘부캉이’는 무태상어 아닌 흑상어…수과원 근접영상 분석 최종 확인(종합)
  3. 3센텀2지구 속도전…풍산 이전지 주민 경청·토지보상 착수
  4. 4롯데백화점, 업계 첫 외국인 매출 1조 ‘포문’
  5. 5금감원 “AI 해킹 시도 IP 28개 확인”
  6. 6부산 극지해양 전문강사 “현장 능력 키워요”
  7. 7부산 청년기업 ‘DPP(디지털제품여권)’ 국내 첫 상용화
  8. 8주가지수- 2026년 10월 6일
  9. 9보스턴다이내믹스, 글로벌 AI 전문가 CEO로 영입
  10. 10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1. 1실속 없는 ‘국제기구 인증’ 혈세 붓는 기초단체
  2. 2‘경영난’ 태종대 집와이어 재개장…이용료 1만 원 낮췄다
  3. 3부캉이 떠나도 북항 북적이려면…“원도심 접근성 개선을”
  4. 4기장군수실 1층 이전 ‘없던 일로’
  5. 5전기車 높아진 인기에 예산 동나…부산시, 하반기 1520대 더 지원
  6. 6전재수 시장, 소통 행보…사흘 연속 생중계 회의(종합)
  7. 7부산중수청장 “정치 중립성·수사 독립성 엄격히 지키겠다”
  8. 8양산시보건소 일반진료 줄인다
  9. 9“침묵하는 대주주, 대화 자리 나서라”
  10. 10박완수 경남도지사 “행정통합 위해 부울 시장 설득”
  1. 1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2. 2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3. 3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4. 4장애인AG 결단식…“金 21개 이상 목표”
  5. 5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6. 6“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7. 7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8. 8레이예스 200안타 달성에도…롯데, 두산에 4안타 그치며 패배
  9. 9‘손흥민 A매치 한국인 최다 골’ 우즈베키스탄에 2-0 완승
  10. 10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