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생 설문·제보학생 등 조사
- 일부 교사 입건 마무리 수순
- 스쿨미투 SNS로 파급력 크지만
- 가해자 처벌할 명확한 규정 없어
부산지역 고교 2곳의 전·현직 교사 17명이 한꺼번에 경찰 수사를 받은 초유의 사태(국제신문 지난달 21일 자 8면 등 보도)가 일부 교사를 입건하는 선에서 마무리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이 SNS를 통해 폭로를 쏟아냈는데도, 경찰은 혐의를 모두 밝혀내지 못해 ‘스쿨 미투’ 수사 시스템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진경찰서는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신체 접촉을 한 혐의(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로 A여고 교사 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학생들의 SNS 스쿨 미투로 성희롱·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A여고 교사 13명(재직 8명, 전출·퇴직 5명)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부산시교육청이 A여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실명으로 피해 사실을 제보한 학생과 친구 등을 조사한 결과, 경찰은 가해 교사로 지목된 13명 중 4명을 입건해 시교육청과 A여고에 통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건된 교사는 한 학생에게 ‘짧은 바지를 입고 오면 할아버지들이 너를 반찬으로 오해해 먹을 수도 있다’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학생의 어깨를 감싸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고 말했다.
최근 동래경찰서도 수업시간에 성희롱 발언을 하고 고의로 신체를 만진 혐의(아동청소년법 위반 등)로 B여고 교사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발생한 스쿨 미투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17명 중 모두 7명이 입건되는 것으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찰이 상당수 피해 학생을 조사하지 못하는 등 스쿨 미투 수사에 한계를 보였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스쿨 미투가 SNS를 통한 집단적이고 동시다발적 폭로로 사태 초반에는 강력한 파급력을 가지지만,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 어려워 ‘용두사미’로 끝난다는 것이다. 성희롱은 신체 접촉이 없으면 형사 처벌받는 사례가 드물어 스쿨 미투 가해자를 처벌할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경찰도 스쿨 미투 수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산진경찰서 관계자는 “피해 학생이나 학부모를 조사하려면 설득하는 과정이 굉장히 어렵다. 졸업생에게는 SNS를 통해 수사 협조를 요청했지만, 선뜻 나서지 않았다”며 “실제로 조사하면 현행법상 성추행으로 보기 어려운 사안도 있다”고 했다.
동래경찰서 관계자도 “일부 피해 학생이 구체적 진술을 거부해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중 1명은 입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투 관련 활동을 해온 동아대 권명아 한국어문학과 교수는 “교내 성폭력을 법적 처벌에만 맡기면 일회성 대응에 그친다”며 “학교 구성원의 젠더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 또 이런 제도나 기구를 통해 교내 성폭력이 항상 감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윤정 신심범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