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정·후문 연결한 골목길
- 차 한 대 오갈 정도로 좁아
- 등하교 때 학생들 아찔 보행
- 어린이보호구역인데 불법주차
- 담장 근처엔 쓰레기 무단투기
- 인적 드물어 우범지대 인식도
- 투시형 담장 설치해 답답함 해소
- 수영구 예술 보행로와 연결 추진
올해 1호 정책으로 ‘보행 혁신 종합대책’을 시행하는 부산시가 수영구 망미2동 일원에 민관 협치 첫 작품인 명품 보행길을 조성한다. 이곳은 그동안 ‘보행 지옥’이라는 오명(국제신문 지난 2월 10일 자 10면 보도)을 썼던 구간이다. 시와 수영구 부산시교육청에 이어 민간기업인 고려제강까지 이번 사업에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이 구간이 보행 혁신 사업의 새 모델로 자리 잡을지 관심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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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명품 보행길 조성사업이 시행될 부산 수영구 망미초등학교 뒤편 망미번영로 110번길의 모습. 배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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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어린이 보호구역
명품 보행길과 학교 숲이 들어설 이곳에는 주택가와 망미초등학교, 고려제강·F1963이 맞닿아 있다. 망미초 뒤편과 고려제강 센터 건물 측면 담장을 사이에 둔 폭 4m가량의 좁은 골목이 사업 대상지다.
이 골목은 입구부터 주민 차량과 인근 상점 차량이 불법 주차돼 보행자에게 매우 불편한 공간이다. 골목 양쪽 끝 도로가 각각 망미초 정문과 후문으로 연결돼 평소 초등학생의 통학로로 사용되는데, 등하교하는 학생과 차량이 뒤엉켜 아슬아슬한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또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골목이지만, 차량이 길 한가운데 불법 주차하는 일도 흔하다. 이곳은 어린이보호구역으로, 바닥에는 제한속도 시속 30㎞를 표시한 문구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이 안심하고 걷거나 뛰놀 만한 환경은 찾아볼 수 없다.
특히 이 골목은 폭이 좁은 탓에 보행이 불편한 데다, 범죄 발생 우려가 큰 구간으로 인식된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김익희(여·60) 씨는 “골목 주변이 으슥해 예전에 사고도 잦았다”며 “이번에 보행길이 놓이면 환경이 개선되고 사람도 많이 다녀서 치안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학교 숲·기업 숲, 대변신 기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선 두 개의 하늘색 담장은 각각 망미초와 고려제강 센터 건물을 가린다. 담장 너머로 망미초 주차장 벽면을 뒤덮은 담쟁이덩굴과 센터에 조성된 대나무숲 윗부분이 조금 보이지만, 한눈에 담기는 어렵다. 상대적으로 낮은 망미초 담장 위에는 누가 버렸는지 모르는 쓰레기가 쌓여 미관을 해치기도 한다. 골목 끝자락에 반사거울과 방범용 CCTV가 설치됐지만, 인적이 드물어 주민의 불안감은 크다.
그러나 보행길이 조성되면 두 담장은 모두 허물어지고 투시형 담장이 새로 세워진다. 그리고 담장 주변은 학교 숲과 기업 숲으로 변신한다. 망미초 쪽으로는 학교 교정과 보행길로 연결되는 학교 숲이 들어선다. 주민 김서현(여·36·수영구 망미동) 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연결되는 보행 숲이 생긴다니 평일 저녁이나 휴일에도 뛰놀기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시는 F1963~망미초 일원에 민관 협치 1호 명품 보행길을 만든 뒤, 이곳을 시작으로 수영생활문화거리~수영성문화마을~수영강 휴먼브리지(건설 추진 중)~영화의전당을 잇는 수영구 예술 보행로를 조성하는 장기 계획도 마련했다. 수영강 휴먼브리지는 수영구 협성르네상스 아파트 앞에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을 잇는 다리로, 준공 이후에는 동부산 유일의 보행 전용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 신현기 걷기좋은부산추진단장은 “관에서만 추진하는 게 아니라 관계 기관은 물론 민간기업까지 동참하는 이번 사업은 사람 중심의 보행 혁신 종합대책이 부산 전역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민간기업, 학교 나아가 지역사회와 협력해 부산 곳곳에 명품 보행길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