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PT 통합과정 사기혐의 추가
- 위원장, 배임수재 등 전면 부인
부산항운노조의 채용 등 구조적 비리를 조사하는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한 이후 석 달 만에 의혹의 정점인 김상식 현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앞서 세 차례 소환 조사에서 김 위원장이 대체로 혐의를 부인하고, 수사 방해 등 증거 인멸 정황이 드러나 신병 확보에 나섰다.
부산지검 특별수사부(박승대 부장검사)는 13일 김 위원장에 대해 배임수재, 업무방해, 사기 혐의로 부산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범죄가 중대하고 수사 과정에서 증거 인멸 시도가 여러 건 확인됐다”며 “앞서 취업 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모 전 위원장이 도주했다가 검거되는 등 도망할 우려가 있어 구속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항만업계는 김 위원장이 2017년 부산항 북항공용관리(감만·신선대부두 터미널 통합관리업체)가 부산항터미널(BPT)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이중으로 월급을 받은 혐의(사기)가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본다. 당시 김 위원장은 BPT와의 통합에서 제외된 업체 소속이었지만, BPT에 이름을 올리고 8개월간 매월 수백만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항운노조 관계자는 “같은 업체 소속 조합원 350명 가운데 240명이 BPT로 옮기면서 해당 지부장이 이들을 관리하는 명목으로 BPT와 임금협상을 한 것으로 안다”며 “김 위원장은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2017년 말 BPT에서 퇴직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이 돈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또 2015년께 항운노조는 법적으로 인력회사를 만들 수 없는데도 사실상 자회사나 다름없는 용역업체 2곳을 설립한 뒤 임시 조합원을 터미널 운영사에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도적으로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김 위원장의 승인 없이는 항운노조가 연간 400억 원이 넘는 수익이 발생하는 부산항 일용직 독점 공급 구조를 구축하는 게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한다.
김 위원장은 또 노조 간부 친·인척 등 외부인 100여 명을 정식 조합원인 것처럼 위장해 불법으로 부산항 신항에 전환 배치한 혐의(업무방해)도 받는다. 김 위원장은 항만 비리와 관련한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돈이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혀 향후 치열한 법정 다툼이 예상된다.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6일 오전 열릴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부장·상임 부위원장 등을 거쳐 2013년 선거에서 당선됐으며, 오는 20일 새 위원장 선출과 함께 임기를 마무리한다. 그는 또 한국노총 부산지역본부 부의장과 한나라당 비례대표 시의원(2010∼2014년)을 역임하기도 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