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무일 검찰총장 조만간 회견
- 검경 첨예한 갈등 재연 가능성
민갑룡 경찰청장이 14일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와 관련해 “오직 국민을 위한 개혁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민 청장의 이날 입장 표명은 검찰에 비해 공식 대응을 자제해 오던 기존 태도와는 사뭇 달라졌다. 최근 진행 중인 수사권 조정 논의에 관한 경찰 조직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민 청장은 이날 경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전국의 경찰 동료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데 대해 “시대적 과제이자 국민의 염원인 수사구조개혁이 입법을 통한 제도화의 단계에 들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수사권 조정은 형사사법에서의 반칙과 특권을 없애라는 국민의 요구에서 비롯됐다”며 검찰을 직접 겨냥하고 “정부는 지난해 6월 역사상 최초로 정부 합의문을 발표했고, 국회는 사개특위를 구성해 정부 합의문을 토대로 수사권 조정방안을 논의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검찰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수사권 조정 법안 내용에 반발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도 있다는 비판을 우려해 계속 대응을 자제하다가는 논의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민 청장은 “국민이 요구하고, 정부가 합의안을 통해 제시하고, 국회에서 의견이 모아진 수사구조개혁의 기본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앞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전날 검사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경찰이 송치한 사건도 새로운 혐의를 발견한다면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경찰에 대한 검찰의 보완 수사 권한을 강화하고 ▷경찰이 1차로 수사를 종결한 사건에 대해 검찰이 송치받을 수 있도록 하고 ▷피의자 신문 조서의 증거능력 제한과 관련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으로 강력해질 경찰 권한을 견제할 방안을 부족함 없이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은 박 장관의 제안한 데 대해 검찰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만간 열릴 예정인 문 총장의 기자회견 내용 등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의 첨예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호정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