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운송수지 부족금 보전금
- 매년 1000억 이상 ‘눈덩이’
- 보전금 70% 가량은 인건비
- 교통복지 위해 재정부담 감수
- 표준 운송원가 과다 산정부터
- 회계 서류 검증·관리도 부실
- 부당수급·운송수입금 누락 땐
- 환수·제재 등 견제장치 필요
- “대수술 없인 갈등 반복될 것”
- 오 시장, 업체·조합 감사 지시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근무형태와 임금 보전을 둘러싼 부산 시내버스 노사 간 협상이 1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현재 시행 중인 준공영제를 대대적으로 쇄신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런 갈등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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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오전 5시께 부산 한 공영차고지에서 시내버스가 운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버스 노사의 협상 타결이 지연돼 첫차 출발이 늦어졌다. 연합뉴스 |
버스업계의 적자 보전 명목으로 해마다 1000억 원 이상 예산을 지원하는 준공영제는 부산시 자체 감사에서도 여러 문제점이 노출됐다.
2007년 준공영제 도입 이후 시가 버스업계에 지원하는 운송수지 부족분 보전금은 올해 1800억 원에 달한다. 2008년 689억 원에서 2011년 1000억 원을 넘겼고, 2012년 1252억 원까지 치솟았다. 2013년 11월 버스 요금 인상 효과로 2014년 처음 전년보다 줄었지만, 다시 증가해 지난해 1641억 원이 됐다. 보전금의 70%가량이 인건비인 것으로 시는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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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시내버스 운행이 정상화된 15일 오후 동구 부산역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여기에다 이번에 노사가 합의한 임금 인상분까지 더하면 보전금이 추가로 늘어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이 때문에 내년 시의 보전금은 사상 처음 2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준공영제는 쉽게 말해 지방자치단체가 버스 운행 수익금을 공동 관리하면서 업계에 발생한 손실을 보전해 주는 제도다. 지자체가 노선 운영권을 갖고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줄이는 장점이 있지만, 막대한 시민 혈세가 투입돼 항상 논란이 뒤따른다.
시는 요금 인상을 통해 보전금을 줄이는 방법보다는 준공영제 전반을 대수술해 재정 부담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오거돈 시장은 지난달 1일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전면 혁신을 관련 부서에 특별 지시했고, 시는 고강도 혁신 작업에 착수했다.
오 시장의 특별 지시는 최근 시의 준공영제 실태 집중 감사 결과에서 비롯됐다. 오 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표준 운송원가 산정 용역 및 준공영제 혁신 용역에 감사 결과를 반영해 혁신안을 마련하고, 버스업체와 조합을 철저히 관리·감독하라”고 주문했다. 오 시장은 또 이번 시내버스 노사 협상이 타결된 직후에도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혁신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각종 서비스 개선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외부 전문가를 대거 투입한 시의 감사에서는 버스업체 비리와 방만 경영 등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폐단이 여실히 드러났다. 감사 결과 시 담당 부서는 표준 운송원가를 산정할 때 주도적 역할을 하지 않은 채 업체가 제출한 회계 서류에만 의존하는 등 검증이나 관리를 부실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스사업조합 예산 편성은 수입금 공동관리위원회 심의를 받지만, 결산 과정의 통제 장치 부족으로 40억 원에 달하는 조합비의 검증이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시가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결국 시는 이런 이유로 버스업체의 채용 비리, 횡령, 임직원 이중 등록 등 도덕적 해이가 초래됐다고 판단했다. 또 운송과 관련 없는 비용이 표준 운송원가에 반영돼 시 재정부담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심지어 피감 대상인 버스업체와 조합은 시 감사관실의 자료 제출 요구마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감사관실은 이에 따라 버스업체 및 조합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표준 운송원가 산정 방식을 개선하라고 담당 부서에 주문했다. 버스업체가 재정 지원금을 부당 수급하거나 운송 수입금을 누락할 때 환수·제재 방안을 마련하는 일도 시급하다.
부산시의회도 준공영제의 대수술을 촉구했다. 시의회는 15일 입장문을 내 “이번 협상 결과로 시가 막대한 재정 부담을 안는 일이 불가피해졌다”며 “사측은 준공영제 지원금을 투명하게 사용하고, 시는 운송원가 산정 용역을 내실 있게 추진해 준공영제 혁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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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영 김미희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