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가 사고 발생 이틀 전에
- 투약거부 등 이상증상 신고 불구
- 센터, 격리 등 조치 안취해 논란
부산에서 또 조현병 환자가 흉기 난동을 벌여 시민이 공포에 떨게 했다. 이 환자는 수년간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의 관리 대상이었지만, 제대로 격리·보호받지 않은 틈에 범행을 저질렀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심야 편의점에서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려 종업원 등을 다치게 한 혐의(특수상해)로 A(38) 씨를 붙잡아 응급 입원시켰다고 19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8일 0시2분 남구의 한 편의점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둘러 종업원과 손님 2명에게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B(여·20) 씨를 따라 편의점으로 들어간 뒤 B 씨의 등을 흉기 끝으로 찔렀다. 놀란 B 씨가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자 A 씨는 다른 손님인 C(33)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어 A 씨는 C 씨가 계산대로 피하자 따라가다가 이를 제지하는 종업원 D(24) 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왼쪽 손등과 팔목에 상처를 입혔다.
이후 A 씨는 “어떤 아저씨가 편의점에서 흉기를 들고 있다. 사람들이 다쳤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체포됐다.
이번 사건 역시 관계 기관의 사전 조처가 적절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인다.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 16일 A 씨의 어머니는 집 인근 파출소에 찾아가 “통원 치료를 받는 아들이 요즘 약을 먹지 않아 불안하다. 약을 먹을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에 문의해 A 씨가 4년 전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이전에도 같은 병으로 입·퇴원을 반복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정신건강복지센터 측은 A 씨를 직접 상담한 뒤 행정 입원 등 격리 대상이 아니라고 경찰에 통보했다. 이에 경찰은 순찰 때 A 씨를 예의주시하는 것 외에 별도 조처를 하지 않았다. 파출소 측은 “순찰 인력이 많지 않아 A 씨만 집중적으로 감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신건강복지센터 관계자는 “상담 당시 A 씨를 입원시켜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정신보건법상 당사자가 자해·가해 등 위협 행위를 하지 않으면 강제로 입원시킬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