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산업·문화재보호법 위반도
- 해경·수공, 안전사고 예방 협약
수문 개방이 추진되는 낙동강 하굿둑 인근에서 실뱀장어를 잡으려는 불법 조업이 급증해 한국수자원공사와 해경이 골머리를 앓는다. 해상사고 위험이 큰 것은 물론 빛 공해와 소음으로 민원도 끊이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자원공사 부산권 지사와 부산해양경찰서는 최근 낙동강 하굿둑 인근에서 실뱀장어를 낚는 불법 조업이 크게 늘었다고 19일 밝혔다. 어선들은 하굿둑 구조물에 배를 고정하고 집어등을 비춰 실뱀장어를 유인하는 등 밤새 조업을 벌인다. 허가받지 않은 조업은 하굿둑 개방 때 더 큰 위험 요인이 된다.
수공 관계자는 “현장 CCTV로 지켜보며 자제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잠시뿐이다. 거의 매일 어선이 몰려온다”며 “시범 개방을 비롯해 점차 하굿둑 수문을 열어 물을 흘려야 하는데 사고가 날까 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실뱀장어는 국내에 유통되는 민물장어의 치어로, 매년 5월께 태평양 산란지에서 태어나 해류를 타고 낙동강 하구 등지로 온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양식 민물장어는 대부분 강으로 온 실뱀장어를 잡아 양식장에서 키운 것이다. 요즘 실뱀장어는 마리당 5000원에 거래되는 등 가격도 오름세다.
실뱀장어의 주요 이동 경로인 낙동강 하구에서 매년 반복되는 불법 조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정도가 심해진다는 게 수공과 해경의 설명이다. 어선들은 특히 촘촘한 정치망으로 실뱀장어를 끌어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산업법상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해당하는 행위다.
해경이 단속에 나서도 조업은 계속된다. 부산해경은 올해 들어 3건을 단속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불법 조업은 주로 0시부터 새벽 4시 사이에 이뤄져 단속이 쉽지 않다.
처벌 수준이 약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불법으로 조업하다가 걸리면 수산업법과 함께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까지 받는다. 사하구 을숙도와 강서구 명지동 방면 하굿둑 인근은 문화재보호구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장에서 불법 조업을 적발해도 대부분 가벼운 벌금형의 약식기소로 처리된다. 해경 관계자는 “70만~300만 원의 벌금을 내고 금세 또 하굿둑으로 나와서 조업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수공과 해경은 이에 따라 지난 15일 업무협약을 맺고 낙동강 하구 안전망 구축에 나섰다. 하굿둑 수문을 개방했을 때 급격한 유량·유속 증가로 조업 선박의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점을 고려해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세우기 위해서다.
수공과 해경은 앞으로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시간과 수량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포함해 ▷상호 보유 자재·장비 지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합동 계도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