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진 지 32년 만에 처음 추진돼온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국제신문 지난 10일 자 1면 등 보도)이 인근 주민 반발로 미뤄졌다.
부산시와 한국수자원공사(수공) 부산권지사는 20일 밤 9시30분 진행하려던 낙동강 하굿둑 시범 개방을 연기했다고 이날 밝혔다. 시와 수공을 포함한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5개 기관 협의체는 이날 밤 밀물 때를 맞춰 1시간가량 수문을 열고 바닷물 유입 수준과 영향 등을 파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 8일 이 같은 일정이 확정된 이후 낙동강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주민이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시범 개방에 이은 완전 개방으로 강서구 맥도지역 토양에 염분이 침투하면 앞으로 농업용지로 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전국농업경영인연합회 강하식 강서지부 회장은 “시범 개방 자체가 수문을 완전히 연다는 전제를 깔고 있어 처음부터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시와 수공 등은 시범 개방 때 바닷물이 낙동강 하구 5㎞ 이내까지만 들어오게 해 농민 피해를 막기로 했지만, 결국 주민을 설득하지 못했다. 5개 기관은 주민 의견을 듣는 자리를 다시 마련해 시범개방을 재추진하기로 했다. 시 송병덕 하천관리과장은 “주민과 충분한 대화를 거친 뒤 시범 개방을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일정을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범 개방 일정을 다시 잡는다면, 바다 수위가 강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다음 달 5일이 유력하다.
이번 시범 개방은 ‘낙동강 하굿둑 운영 개선 및 생태 복원 방안 연구 3차 2단계 용역’ 가운데 하나로 진행된다. 시는 시범 개방을 토대로 기수역(해수와 담수가 만나 독특한 생태 지형을 이루는 곳)의 복원 가능성을 살피고, 2020년 12월까지 최종 용역 결과를 발표한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