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 참여없어 폐허로 전락
- 체육시설도 관리 안 돼 방치
거액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 시범마을이 폐허로 방치돼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부산 부산진구 등에 따르면 범천동 ‘선암 산딸기마을’이 조성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산딸기 수확량이 없어 산딸기 생산을 마을 수익사업으로 한다는 애초 계획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 부산 부산진구 범천동 선암 산딸기마을 내 배드민턴장이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한 채 방치돼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
선암 산딸기마을은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의 시범마을로 선정돼 2014년 조성됐다. 시는 7억8900만 원의 예산을 들여 8160㎡ 규모의 부지에 마을 활성화를 위한 공간을 조성했다. 주민들의 경제 자립을 목표로 3억 원을 들여 산딸기나무를 심는 한편, 산딸기 조형물과 공동 우물 등을 설치해 노후 지역을 재정비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부터 산딸기 수확이 이뤄지지 않아 마을 수익사업으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진구 관계자는 “산딸기나무를 심은 뒤 주민들이 교육을 받고 가꿔왔지만 재배하지는 못했다. 수확을 거의 하지 못해 실제 판매 내역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주민을 중심으로 한 협의회도 활동을 멈춘 지 오래다. 구 관계자는 “선암 산딸기마을 주민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해왔으나 최근 범천3구역 재개발로 주택이 많이 사라지고, 마을 주민인 어르신들이 연로해 구심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현재는 그나마 있는 산딸기나무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주변에 잡초만 무성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애초부터 경작하기 어려운 작물을 선정하는 등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진구의회 김재운 의원은 “해당 마을에 예전부터 산딸기가 자생해 산딸기마을로 지정했지만 사업을 통해 심은 산딸기나무는 자생하는 산딸기와 품종이 달라 열매가 잘 열리지 않고, 열매를 맺더라도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애초 경작이 어려운 작물을 마을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데 8억 원의 예산을 쏟아부은 셈이다”고 말했다.
부산진구는 산딸기 수확기에 골목 축제를 개최해 동 단위 축제로 확대할 계획이었지만, 2015년 이후 축제는 열리지 않고 있다. 주민을 위한 소통 공간으로 배드민턴장과 전망대, 운동기구 등도 설치했지만 시설물은 파손된 채로 방치돼 있다. 가끔 구에서 일대를 청소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거액을 들여 조성한 마을을 방치할 게 아니라 체육공원으로 지정하거나 넓은 부지를 활용해 복지관을 세우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