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기존에 일직(오전 9시~오후 6시)만 섰던 여성 공무원을 숙직(오후 6시~다음 날 오전 9시) 근무에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공무원 가운데 여성의 수가 크게 늘면서 남성의 숙직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에 따른 조처다.
시는 다음 달부터 시행할 ‘여성 공무원 숙직 시범 운영’의 희망자를 모집한다고 22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서 여성 응답자 335명 중 58%, 남성 응답자 573명 중 76%가 여성이 숙직 근무를 하는 데 찬성했다. 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여성이 900명, 남성이 1400명가량이다.
시의 여성 공무원 수는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부산의 여성 공무원 비율은 40.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 때문에 부산에서는 성별에 따른 ‘숙직 차별’을 둘러싸고 여러 차례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구·군 공무원노조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여성 공무원을 숙직 근무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종종 나왔다. 숙직 업무가 사실상 민원 전화 응대가 대부분이어서, 여성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또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어나는 등 전통적 성 역할의 경계가 희미해진 것도 여성 숙직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부산지역 16개 구·군 중 현재 여성 공무원이 숙직 근무를 서는 곳은 부산진(예정)·사하·해운대·연제·북·사상구 6곳에 그친다.
부산공무원노조 김대영 사무총장은 “예전에는 모성 보호 등 이유로 여성 공무원을 숙직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시대가 변한 만큼 이제는 조합원들이 이를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올해부터 여성 공무원을 숙직 근무에 투입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