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서 유죄 판결받은 임직원
- 시 보조금으로 인건비 등 지원
- 형사처벌 받아도 제재 근거 없어
부산 시내버스 업체의 임직원이 경영·채용 비리를 저질러도 업체는 아무런 제재 없이 시의 재정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버스업체 임원과 기사들은 시로부터 인건비를 지원받는 사실상 ‘준공무원’으로 분류되지만, 채용 비리를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시는 이들의 비리를 전혀 파악하지 못해, 결국 시민 혈세로 비리를 저지른 임직원의 인건비를 지원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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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시내버스 준공영제의 허점이 잇따라 드러나 대대적인 쇄신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은 이달 중순 버스 파업을 앞둔 한 시내버스 차고지의 모습. 국제신문 DB |
26일 국제신문이 2015년 이후 각종 혐의로 기소된 지역 버스업체 임직원의 채용 비리 판결문 10건을 분석한 결과 모두 6개 업체의 임직원이 처벌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에서 부산의 버스 기사 부정 채용의 대가는 평균 1000만 원인 것도 파악됐다.
특히 전체 판결문 10건에 언급된 업체는 6곳으로, 이 가운데 2곳은 피고인이 같은 사건을 포함해 각각 5건·3건 등장했다. 이 2곳의 업체는 이사와 노조 지부장은 물론 과장 부장 영업소장까지 모두 채용 비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한 업체의 버스 기사 1명은 취업 희망자 14명으로부터 알선 명목으로 1억7800만 원을 받아 가로챈 뒤 노조 간부 등에게 청탁 조로 1600만 원을 공여한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사 업무를 총괄하는 업체 임원과 채용 과정에서 막강한 추천권을 가진 노조 지부장이 결탁해 뒷돈을 받고 채용 비리를 저지르는가 하면, 재직 중인 기사가 이들에게 채용 비리 대가로 뒷돈을 전달하는 브로커 역할을 하는 등 회사 전체가 비리 복마전으로 얽히기도 했다.
이런 행태에 관해 법원은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시내버스에서 기사 채용 업무의 공정성을 현저히 저해하는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고, 구조적 부패 관행으로 고착되면 사회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크게 미쳐 엄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들을 배임수·증재죄와 함께 근로기준법 위반죄도 같이 적용해 처벌했다. 근로기준법은 영리로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거나 중간에서 이익을 취득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시 지원금과 회사 공금 60억 원가량을 빼돌리고 채용 비리를 저질러 경찰에 적발된 업체가 3곳, 친·인척은 물론 자신의 일본어 과외교사와 개인 운전기사까지 직원으로 등재해 시의 지원금을 받다가 시 감사에 발각된 업체도 1곳 있다.
문제는 업체 임직원이 비리를 저질러 형사 처벌돼도 해당 업체는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시의 재정 지원금을 꼬박꼬박 받는다는 점이다. 제재를 가할 근거나 제도를 시가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업체의 자진 신고 없이는 시에서 비리를 파악할 방법도 없다. 올해 시가 업체 33곳에 지원하는 예산은 1800억 원으로, 업체당 55억 원가량에 달한다.
시 류제성 감사관은 “시의 재정 지원을 받는 버스회사의 임직원이 채용 비리를 저질렀다면 반드시 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등 제재가 있어야 한다. 제도적 보완을 서두르겠다”고 강조했다.
송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