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각 “사후대처 치중 재탕” 비판
최근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부산시가 재활 시설을 늘리는 등 정신질환자 관리를 위한 종합대책을 세웠다. 그러나 근본적 해결책인 ‘정신의료 접근성 강화’ 등 내용이 빠졌고, 일부 내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는 4일 정신 응급상황 대응 체계 강화를 비롯해 ▷지역사회 정신건강 서비스 향상 ▷저소득층 병원비 지원 ▷휴일 응급입원 당직병원 운영 ▷정신질환자 등록 강화 ▷정신질환자 지역사회 생활 보장성 강화 ▷정신질환자 편견 개선 홍보 등 종합대책을 내놨다.
시는 24시간 응급상황 대응 체계를 만들고, 정신건강복지센터 관리 인력을 현재 197명에서 2022년까지 298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정신의료기관에 당직 순번제를 도입해 응급입원이 가능한 의료기관을 현재 1곳에서 2곳으로 확대하고, 지난해 기준 18곳인 정신재활 시설을 2022년까지 21곳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의 대책은 최근 경남 진주시 아파트 방화·살인과 부산 가족 살인 사건 등 계속되는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응해 마련됐다. 시는 이번 대책이 시행되면 정신질환자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본다. 시 안병선 건강정책과장은 “핵심은 다음 달부터 24시간 응급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기존에는 평일 낮이 아니면 응급상황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의 대응이 사후 대책에만 맞춰진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또 최근 북구 금곡동에서 정신질환자 그룹홈 설립에 반대하는 집회(국제신문 지난 4월 26일 자 8면 등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만 봐도, 시의 계획처럼 정신재활 시설 등을 단기간에 늘리기 쉽지 않다는 평가도 받는다. 이번 대책이 지난 1월 시가 발표한 제2기 정신건강 5개년 계획의 ‘재탕’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부산지역 한 복지 전문가는 “지역협의체를 통한 24시간 응급대응 체계가 그나마 새로운 내용인데, 이 역시 관계 기관의 시스템이 먼저 바뀌지 않으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