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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퍼스트…연대경제를 찾아서 <3> 새로운 주거대안 사회주택

싼 가격에 장기임대 보장 … 취약계층 주거안정 한몫

  • 하송이 박호걸 기자
  •  |   입력 : 2019-06-04 19:56:55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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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공기관이 토지임대·비용 지원
- 사회적기업 등이 건축·운영 맡아
- 저소득층 장애인 청년 등에 공급
- 주거공간 넘어 공동체 복원 기여

- 서울시 2015년 관련 조례 제정
- 경기 시흥 ·광주시도 공급 박차
- 부산시는 시범사업지 선정 착수
- 해운대 시유지 2곳에 건립 추진

- 건축관련 사회적 경제주체 필수
- 지원금 안정적 확보 이뤄지고
- 장기적 기금 운용 방안 찾아야

사례1. 지난달 3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 주택. 이곳은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과집’에서 리모델링해 사회주택으로 문을 연 ‘상도동 자몽 쉐어하우스’다. 마을과집 한미정 실장은 “집주인이 외국에 있어서 수개월간 빈집으로 방치됐었다. 우리가 전세해 리모델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엔 1인실 5개, 2인실 1개, 3인실 1개 등 모두 7개 방이 있다. 총 10명인 세입자는 모두 여성으로, 보안을 위해 동의를 받고 CCTV도 설치했다.
   
지난 달 3일 사회주택인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몽쉐어하우스에서 입주자가 공동공간인 거실에 있는 세탁기를 사용하는 모습. 박호걸 기자
공동공간인 거실에는 큰 식탁과 소파가 비치돼 있다. 세탁기 2대와 냉장고, 가스·전자레인지·정수기와 밥솥이 있다. 각 방에는 에어컨도 있다. 사실상 몸만 와서 살면 되는 셈이다. 세입자는 고시준비생, 취업 준비생과 20·30대 직장인이다. 월세는 33만~42만 원으로, 서울시가 감정한 근처 시세의 80% 수준이다. 한 실장은 “소득분위 70% 이하의 주거취약계층이 모집 대상인데,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이가 많다. 집값이 비싼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을 들여 쾌적한 공간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고정 자산을 형성하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2. 같은 날 서울 은평구 군자동 한 건물 리모델링 현장. 4층 건물 중 2, 3층에서 주거지 개조 공사가 막바지였다. 7개 방이 있는 2층은 고시원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세련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었다. 2층에만 3개 화장실, 2대 세탁기가 구비돼 있다. 방 사이 복도는 두 팔을 벌릴 수 있을 만큼 널찍했다. 방마다 슈퍼싱글 침대와 에어컨 책상 벽장을 갖췄다. 창문은 물론 소화기, 스프링클러, 탈출구 표시 등 안전 시설도 완비했다. 이른바 ‘서울형 고시원’이다.

   
은평구 군자동에서 리모델링 중인 고시원 복도. 이 곳은 ‘국일고시원 화재 사건’ 후 소방시설 등이 확충된 ‘서울형 고시원’으로, 사회주택 사업과 접목해 시세보다 싼 가격에 주거취약계층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형 고시원’은 지난해 7명의 사망자를 낸 ‘국일고시원 화재 사건’ 이후 나온 대책이다. 사건 후 서울시는 재발 방지를 위해 각 방 최소 면적은 7㎡ 이상으로 하고 창문과 스프링클러 의무설치를 골자로 하는 서울형 고시원 사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노후 고시원을 사회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는 올해 72억 원을 투입했다.

마을과집 한영현 이사장은 “노후 고시원이 사회 문제로 대두돼 건물 주인도 골치를 앓고 있었다”며 “안전 확보뿐만 아니라 낡은 건물도 개선했고, 여기에 청년 주거 문제까지 해결했으니 1석3조”라고 덧붙였다.

■민간과 공공 사이, 사회주택

사회주택이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주택이란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주거관련 사회적경제 주체가 공급하는 임대주택을 일컫는다. 사회경제적 약자란 저소득층, 장애인, 고령자와 함께 청년, 1인가구, 신혼부부 등 주거취약계층을 아우른다. 임대료는 주변시세의 80% 수준이고, 10년 내외의 임대 기간을 보장받는다.

사회주택과 기존 임대주택과는 어떤 점이 다를까. 하나는 설립 주체다. 공공임대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토지와 건축자금을 모두 대고 직접 지어 입주자를 모집하는 형태다. 민간임대주택은 이 과정 전체를 민간 사업자가 추진한다. 그러나 사회주택은 공공기관이 토지를 장기 임대해주거나 리모델링·건축 비용을 지원하고, 건축과 운영은 사회적경제 주체가 맡는다. 공공과 민간이 모두 참여해 민간임대주택이 가진 불안정성을 보완하고, 공공기관의 부담을 덜 수 있다. 특히 사회적경제 주체는 분양이나 임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운영과정 전반에 참여해 단순 거주 공간을 제공하는 데에서 나아가 공동체 복원도 도모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가는 서울은?

사회주택 건립이 가장 활발한 지역은 서울시다. 서울시는 2015년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를 위한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16년엔 사회주택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하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섰다. 2018년 10월 기준 서울 지역 사회주택은 840세대로, 이 중 지자체가 토지를 저리로 장기 임대해서 지은 토지임대부 주택이 271세대, 리모델링을 통해 공급한 세대가 328세대, 빈집을 활용한 경우가 241세대다.

서울 사례처럼 사회주택을 건립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토지임대형의 경우 공공 토지를 사회적경제주체에게 1% 저리로 30~40년간 빌려주고, 사회적경제 주체는 이 땅에 건물을 신축해 주거취약계층에 빌려주는 형태다. 다른 하나는 리모델링형. 고시원과 같은 준주택이나 빈집을 리모델링해 공급하는 형태인데, 사회적경제 주체가 근린생활시설을 리모델링하고, 시는 공사비의 최대 80%를 지원한다. 협동조합형도 있다. 개인들이 모여 출자해 조합을 만든 후, 이 조합이 주체가 돼 주택을 짓는 형태다. 주거문제 해결과 함께 공동체 복원에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며, 개인이 십시일반 건축비를 부담하므로 자금조달이 안정적이다.

현재 전국적으로는 경기도 시흥시와 광주시도 조례를 제정하는 등 사회주택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렇다면 부산은?

부산에서도 사회주택에 관한 논의는 시작됐다. 우선 중구가 지난 3월 사회주택 활성화 조례를 시행했으며, 관내 적산가옥을 복원·리모델링해 사회주택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중으로, 9월 중 사회주택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부산시의회에서도 관련 조례 제정에 나섰다. 김혜린·고대영 시의원이 공동발의할 예정인 ‘부산광역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에는 크게 ▷사회주택 활성화를 위한 지원 ▷지자체-사회적경제 주체와의 공동사업 추진 ▷민간주택 등의 사회주택 활용 ▷위원회 설치·운영 등이 담긴다. 김혜린 시의원은 “국토교통부·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서 내놓은 기금을 활용해 사회주택이 활성화하면 청년 등 주거취약계층에게도 합리적인 가격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사회주택 시범사업지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부산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상부지는 해운대구에 위치한 시유지 2곳이다. 현재 다른 용도로 쓰이는 곳도 있어 관련 부서와 협의 중이다. 대지 규모가 최종 결정되면 다음 달께 세대수 등 사회주택 신축 계획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풀어야 할 과제는

사회주택이 성공하려면 우선 사업을 추진할 주체가 있어야 한다. 조례상 사업 추진 주체는 사회적경제 주체로 협동조합, 사회적기업(예비사회적 기업 포함), 비영리법인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건축 리모델링 등을 주력으로 하는 관련 주체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산에는 199개 사회적기업이 있는데, 이 중 건물 인테리어·리모델링·주택개량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곳은 5곳에 불과하다. 실제로 이 같은 어려움 때문에 서울시는 건설·부동산·임대업 관련 중소기업도 사회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두었다.

지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지원금은 사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회수하기 어려워 사회주택의 수가 늘어날수록 지원금도 누적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여러 형태의 리츠를 운영 중이다. 우선 HUG와 공동으로 출자한 ‘사회주택 토지지원리츠’가 있다. 서울시가 300억 원, HUG가 600억 원 기금을 조성해 토지를 매입, 사회경제적 주체에게 공급하는 것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지난해 50억 원을 출자해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손잡고 ‘서울사회주택리츠’도 조성했다. 기금으로 건물을 매입하고, 사회적경제 주체에게 리모델링 공사비를 지원한다. 이와 별도로 서울시는 조례를 기반으로 적립 중인 사회투자기금 중 일부를 사회주택 건립에도 할애한다.

서울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 남철관 센터장은 “사회주택이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 토지 공급과 함께 조례 제정 등을 통한 안정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송이 박호걸 기자

※공동기획: 국제신문·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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