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남준의 작품 ‘디지테이션’ 등
- 세계적 예술가 6명의 조형작품
- 해수욕장 따라 걸으며 감상
- 형형색색 야간 조명 어우러져
- 화려하고 낭만적 밤바다 연출
- 친수공간~광안해변공원 구간
- 자전거 통행량 많아 주의해야
6월 부산의 광안리로 떠난다. 이번엔 야간 여행이다. 해변을 따라 야외테라스가 딸린 카페와 레스토랑,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갈대파라솔 등이 들어선 광안리해수욕장은 밤이면 또 다른 세상을 연출한다. 광안리 해변로를 따라 자리 잡은, 지붕 없는 ‘광안리 바다 빛 미술관’의 작품들은 밤에 감흥이 더욱 새록새록 돋아난다. 곳곳에서 펼쳐지는 거리 공연도 밤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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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안리해수욕장 끝자락 남천해변공원 일대에 조성된 친수공원. 요트를 주제로 한 남천해변공원의 경관 조명은 광안대교와 조화를 이룬다. 박수현 선임기자 parksh@kookje.co.kr |
■ 광안대교 조망의 ‘핫 플레이스’
민락수변공원에서 남천동 방파제의 벽화길 방면으로 출발한다. 10만 가지 이상의 색상으로 경관 조명을 연출하는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삼아 걸어가는 구간이다. 민락수변공원은 친구나 연인, 가족과 함께 여흥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밤마다 북적거리는 곳이다. 여름으로 접어든 이 시기가 아니더라도, 늦가을이나 한겨울에도 분위기를 자아낸다. 편의점 앞에는 소주 회사 판촉 직원들이 아예 진을 쳤다. 이들은 고객에게 “사은품을 받아가세요”라고 외치기 바쁘다. 뜨끈한 어묵 국물, 닭강정 등 안주를 사려는 이들도 가게 앞에 장사진을 이뤘다.
단언하건대 민락수변공원은 광안대교의 야간 경관을 가장 가까이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핫 플레이스’다. 이곳이 이른바 ‘디카 천국’으로 불리는 이유다.
민락어촌계, 민락어민활어직판장을 지나 민락횟집거리로 향한다. 광안비치랜드 놀이기구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을 듣다 보면 광안해변공원으로 꺾이기 직전 친수공간과 만난다. 친수공간에서 광안해변공원에 이르는 구간을 걸을 때는 자전거를 조심해야 한다. 무심코 자전거 길로 접어들었다가 자전거 애호가와 시비를 빚는 일이 잦은 까닭이다.
광안해변공원에서 마침내 ‘광안리 바다 빛 미술관’이 시작된다. 광안리 바다 빛 미술관에서 선보이는 6개 작품은 2005년 12월 국제 디자인 현상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다만 이들 작품에 평론가들의 설명을 곁들였는데, 내용이 너무 ‘예술 지향적’인 게 아쉬운 대목이다.
민락회센터 앞 해변에서 ‘영화 예술 인터렉티브의 마술사’로 불리는 샤를 드 모의 작품 ‘영상인터렉티브’가 서 있다. 취재 당일에는 영상이 꺼져 있었다. 바다 빛 미술관 프로젝트 총감독은 ‘낮이나 밤이나 땅 위에서나 물 위에서나 대중과 만남’을 강조한 바 있는데….
광안해변공원의 녹지 화단 소나무 사이로 가느다란 가지의 꼭대기에 작고 하얀 별빛들이 반짝이고 있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는 갈대처럼 이 별빛들은 함께 춤을 춘다. 빛의 조각가 얀 카슬레의 작품 ‘은하수 바다’이다. 얀 카슬레는 파리 에펠탑의 경관 조명을 디자인한 주인공이다. ‘은하수 바다’는 광안리 해변 녹지 화단마다 있으므로 가장 긴 구간에서 가장 자주 만날 수 있다.
■ 지나칠 수 없는 남천해변공원
길은 이어진다. 거리 공연이 한창인 만남의 광장을 지나가면 수영구 생활문화센터. 이 건물 옆 호메르스호텔의 해변 테마거리에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 ‘디지테이션’이 전시돼 있다. 청자 촛대 위 5대의 모니터를 통해 미디어 아트가 상영되는데, 이는 광안리의 중심에서 횃불처럼 바다를 밝혀주는 등대를 뜻한다고 한다. ‘디지테이션’은 백남준의 1993년도 작품으로, 전 방향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의 바로 옆 백사장에는 많은 글귀가 나타난다. 수영구 생활문화센터 옥상에서 빔프로젝터로 비추는 것이다. ‘우유부단하면 인생은 망가진다’ 등을 백사장에 새기고 있다. ‘디지털 뉴미디어의 어머니’로 유명한 제니 홀처의 ‘빛의 메시지-부산을 위하여’다.
‘빛의 메시지’를 감상하는 사이 파도가 찰랑거리는 모래사장 위로 수막 스크린이 펼쳐졌다. 개념 미술 조각가인 심문섭 작가의 ‘섬으로 가는 길’이다. 화강석 조형물에서 물을 뿌려 수막 스크린을 만들면 거기에 레이저를 투사해 동백꽃, 헤엄치는 아이, 작은 배 등의 영상을 만든다. 오후 8시부터 밤 12시까지 매시간 10분씩 레이저 영상을 상영한다.
이제 삼익비치 아파트 쪽 남천해변공원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곳 광안리해양레포츠센터에서 남천 방파제 벽화 길에 이르는 구간에는 갈대파라솔과 소나무화단, 대리석 벤치와 계단형 스탠드 등 친수공간이 들어섰다. 여기에다 요트를 주제로 한 경관 조명까지 새로 입혔다.
예전에 육지와 바다 경계에 놓였던 붉은색의 거대한 화분은 이제 육지로 들어와 있다. 이 덕택에 작품을 둘러보며 감상할 수 있다. 장 피에로 레노의 ‘생명의 원천 Le Pot’이란 작품이다. 높이 6m의 이 작품은 붉은 동백꽃을 모티브로 해 광안리의 새로운 탄생을 염원하는 의미를 담았다. 장 피에르 레노는 독일 베를린 포츠담 광장,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 센터 광장 등 전 세계의 유명 장소에 ‘Le Pot’을 전시했다. 광안리도 그에 버금가는 장소라는 뜻이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공동기획:부산시·국제신문·(사)걷고싶은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