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12월에나 순차 지급 계획
“운전면허를 반납했으니 이제 버스나 도시철도를 타야 하는데 약속한 교통카드는 연말에나 준다니… 이게 사기가 아니고 뭡니까.”
12일 경찰서에 운전면허를 반납한 A(81) 씨는 교통카드를 받으러 동주민센터에 들렀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부산시가 홍보한 대로 10만 원이 충전된 선불식 교통카드를 바로 받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A 씨는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시가 지난해부터 전국 처음으로 시행한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 교통비 지원 사업’이 급증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곳곳에서 반발을 산다. 홍보는 요란하지만, 정작 준비는 부실한 셈이다.
이 사업은 만 65세 이상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어르신 교통 사랑카드’와 10만 원이 충전된 ‘선불식 교통카드’를 주는 제도다. 시내 음식점을 비롯해 병원 안경점 등 2200여 개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어르신 교통 사랑카드는 신청 후 2~3주 내로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선불식 교통카드다. 운전할 수 없게 된 고령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당장 카드가 필요하지만, 시가 수요 예측에 실패해 현재 대기자만 4000여 명에 달한다. 시는 지난해 운전면허 반납자가 400명가량 될 것으로 보고, 4000만 원만 예산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만 5280명이 운전면허를 반납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 3944명이 운전면허를 반납했지만, 시가 본예산에 반영한 사업비는 4억 원(4000명분)에 그친다. 지난해 대기자에게 교통카드를 지급하기에도 부족한 금액이다. 시는 1차 추가경정예산으로 3억 원(3000명분)을 더 확보했다. 시는 오는 11월까지 운전면허 반납 신청을 받고, 12월에 추경예산을 들여 순서에 따라 교통카드를 지급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 시행 초기라 예산을 확보해나가는 과정이다. 올해 하반기 2차 추경과 내년 본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대기 기간이 길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