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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보행친화 도시로 <24> 동백섬~APEC마루공원

땀방울 식혀주는 바닷바람 … 도심 속 해안절경 즐기기에 그만

  • 국제신문
  •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  |  입력 : 2019-06-13 19:18:20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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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 12경 중 하나인 동백섬
- 연인과 데이트·산책하기 좋아

- 해안구간 ‘해운대 영화의거리’
- 영화 속 인물들 조형물 눈길

- 나루공원 할배·할매팽나무 한쌍
- 500년 가덕도 보금자리 떠나
- 도심 숲 자리잡아 ‘건강한 노후’

부산 해운대 12경 중 하나인 동백섬을 찾았다. 장산계곡의 물이 춘천으로 흘러들고, 춘천이 싣고 온 토사가 쌓이면서 동백섬은 육지와 이어졌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 몰운대와 같은 육계도다. 이번 여정은 동백섬의 웨스틴조선호텔과 송림공원 사잇길에서 시작한다. 동백섬에는 연인과의 데이트, 산책 또는 달리기 코스로 인기 있는 총연장 930m의 순환산책로가 있다.
   
해운대 동백섬의 등대광장에서 바라본 누리마루APEC하우스. 200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열린 곳이다. 뒤쪽으로 광안대교가 보인다. 김종진 기자
웨스틴조선호텔 쪽 동백섬 해안산책로 초입에는 ‘해운대 석각’의 원형을 재현해 놓은 게 있다. 신라 말 학자 겸 문장가 최치원(857~?)이 해운대의 풍경에 매료돼 자신의 아호를 따 돌에 새겼다고 전해지는 글씨인데, 원래 자리는 동백섬 등대광장 아래쪽이다.

■ ‘달’과 유달리 인연 많은 해운대

   
부산 가덕도 율리마을에서 APEC나루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이른바 할배나무와 할매나무(팽나무).
동백섬 순환산책로보다는 해안산책 덱 길을 택한다. 해운대해수욕장, 달맞이고개를 비롯해 해안 절경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이어 만나는 황옥공주 인어상. 1974년 처음 설치된 인어상은 해운대 앞바다에 종종 인어가 나타났다는 구전설화에서 비롯됐다. 바닷속 수정국과 형제 같은 나라인 나란다국에서 무궁국의 은혜왕에게 시집온 황옥공주와 달빛 전설을 담은 얘기다. 인어에서 인간으로 변신한 황옥공주는 가족과 고향을 그리워하던 중 어느 달 밝은 밤에 비춘 황옥 구슬로 가족, 친구들과 재회한다. 여기서 키워드는 휘영청 떠 있는 달. 해운대 달맞이고개와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가 그냥 생겨난 게 아니다.

출렁다리를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누리마루APEC하우스, 등대광장 방향인 왼쪽으로 꺾는다. 300m가량 걷다가 순환산책로에 올라서면 등대광장이다. 등대광장에서 팔각정 쪽으로 올라가면 최치원 동상이 있다. 12세에 당나라로 ‘조기 유학’을 떠났던 그는 18세 때이던 874년 외국인 대상의 과거시험인 빈공과에 급제했고, 황소의 난(875~884)이 일어나자 그 유명한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지었다. 하지만 신라로 돌아온 뒤에는 신분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고, 결국 평생 전국을 떠돌아다녔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러다 보니 최치원 관련 유적은 해운대 외에도 경남 창원(마산 합포구), 경주, 전북 군산 등 곳곳에 있다.

최치원 동상에서 등대광장으로 다시 내려오면 누리마루APEC하우스 3층으로 바로 연결된다. 200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장으로 쓰기 위해 지어진 이 건물은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정자를 현대적으로 표현했다. 지붕은 동백섬의 능선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건물 3층에는 당시 APEC 정상회의 전반을 소개하는 APEC기념관이 있고, 제2차 정상회의가 열렸던 회의장이 보존돼 있다. 누리마루APEC하우스 1층으로 내려와 산책길로 나서면 ‘부경대 수산과학연구소 터’ 표지석이 보인다. 1967년부터 터를 잡고 있던 이 연구소는 누리마루APEC하우스에 자리를 내주고 기장군으로 옮겨갔다.

■ 팽나무 한 쌍 “잘살고 있답니다”

전국구 ‘핫 플레이스’인 더 베이 101을 지나 마린시티로 향한다.

더샵 아델리스 앞에서 파크하얏트 부산에 이르는 해안 구간은 ‘해운대 영화의 거리’다.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도둑들’ 등 ‘천만 관객 영화존’을 비롯해 ‘애니메이션존’ ‘해운대 배경 영화존’ 등으로 꾸며져 있다. 스파이더맨 피규어와 조각상 등 영화 관련 조형물들도 눈길을 끈다. 특급호텔의 투숙객과 마천루처럼 솟아오른 주상복합건물의 입주민 등이 산책로로 많이 이용하는 곳인데, 휴식공간과 기념촬영을 위해 외지에서도 찾는 이가 많다. 광안대교를 가까이서 보는 기회는 덤이다.

길은 계속된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지나 해강중학교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넌다. 우동천 교차로 횡단보도를 건너면 다양한 조각 작품들의 야외 전시장인 올림픽공원 올림픽동산. 마침내 센텀시티다. 신세계 센텀시티 앞 센텀시티 교차로를 건너면 기품이 넘치는 큰 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APEC나루공원의 팽나무인 이른바 할배나무와 할매나무다. 300~500세로 추정되는 팽나무 한 쌍의 고향은 강서구 가덕도 천가동 율리마을. 가덕도에 일주도로와 신항만 공사가 잇따르면서 고사 위기에 처했던 할배·할매나무는 결국 ‘이사’를 결정한다. 이사 기간은 1박2일. 2010년 3월 29일 각각 높이 20m, 무게 70t에 달하는 팽나무를 한 그루씩 바지선에 나눠 싣고 가덕도를 떠나 몰운대, 영도, 오륙도, 광안대교를 거쳐 우동항에 이르는 데만 8시간이 걸렸다. 부산시는 할배·할매나무의 새 집들이를 위해 가덕도 고향의 흙을 직접 가져왔고, 전용 스프링클러도 설치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할배·할매나무는 현재 짙고 푸른 잎을 싱싱하게 피워내며 ‘건강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오광수 기자 inmin@kookje.co.kr

※공동기획:부산시·국제신문·(사)걷고싶은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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