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징수액 최근 3년 중 최저치
- 사행행위 준탓 긍정평가도 받아
- 세수 부족분 벌충 대책 속앓이

장기 불황 여파로 부산지방공단 스포원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경륜·경마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덩달아 부산시가 두 곳에서 거둬들이는 세금(레저세)도 확 줄었다. 시와 스포원 등은 줄어든 세수와 매출이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시민에게 사행행위를 부추길 수도 없어 난감해한다.

시는 지난해 스포원과 렛츠런파크로부터 레저세 1038억 원을 징수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2017년 1081억 원과 비교해 42억 원가량 줄어든 금액이며, 최근 3년간 최저치다. 관련 법상 올해 매출은 아직 공개되지 않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감소해 완전히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스포원 등의 설명이다.

시는 공공기관인 스포원과 렛츠런파크가 경륜·경마로 번 돈을 토대로 매년 거액의 레저세를 받는다. 두 기관 매출액의 각 10%를 세금으로 걷는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이 전년보다 스포원은 205억 원, 렛츠런파크는 355억 원 줄어 시가 받는 레저세도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스포원 등은 매출 감소 원인으로 계속된 경기불황을 꼽는다. 경륜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데다 불황까지 겹쳐 고전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 울산 경남은 최근 2년간 지역경제를 떠받쳐온 조선업 등 제조업 불황이 장기화해 경륜·경마를 즐기는 인구와 씀씀이 모두 줄었다. 두 기관은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스포원 관계자는 “부울경에 자금이 돌 수 있는 여건이 안 돼 올해도 매출 급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시도 이런 흐름을 고려해 레저세 징수 목표액을 계속 낮춰 잡고 있다. 시는 2017년 레저세 징수 목표액은 1078억 원으로 잡았지만, 달성하지 못했다. 이에 2017년 기준 지난해 목표액을 19억 원 줄였고, 올해는 32억 원을 낮췄다.

세수가 줄면 재정도 쪼그라들 수밖에 없지만, 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세수를 늘리려고 시민에게 사행행위를 권장할 수 없는 노릇이다. 공격적 마케팅은 고사하고, 규제상 스포원은 위치조차 알릴 수 없다. 특히 그동안 일각에서 ‘도박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온 시로서는 지역에서 경륜·경마 등 사행행위가 줄었으니 오히려 환영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받는다. 시의 속앓이가 깊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 세정담당관실 관계자는 “스포원에서 어려움을 호소한 까닭에 현 상황을 안다. 스포원은 레저세 감액을 바라는 눈치지만, 그런 조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담당 부서가 운영을 간접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