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고백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동료 연구원의 커피와 립스틱에 수십 차례에 걸쳐 체액을 넣는 등 엽기적 범행을 저지른 30대(국제신문 지난 7일 자 8면 보도)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형사5부(권기철 부장판사)는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30)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 씨에게 자격 정지 3년을 명령해 형 집행 종료 후 일정 기간 관련 직종에 종사할 수 없도록 했다.
1심이 인정한 범행사실을 보면 부산 한 대학원 연구원인 A 씨는 지난해 4월부터 지난 1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동료 여성 연구원 B 씨에게 자신의 체액이나 침 등을 몰래 넣은 커피를 마시게 했다. 이를 립스틱이나 틴트 등에 묻히기도 했다. A 씨는 B 씨가 통화하거나 대화하는 내용을 몰래 녹음해 엿듣거나 휴대전화 태블릿PC 노트북 등을 가져와 사생활을 훔쳐본 뒤 버리기도 했다.
이런 사실은 A 씨가 범행을 모두 기록한 일기가 발견되면서 밝혀졌다. A 씨는 B 씨가 연구실에서 자는 모습이나 훔친 속옷, 사진을 보고 음란행위를 한 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검찰은 A 씨의 범행을 현행법상 성범죄로 처벌할 수 없어 재물손괴 혐의 등을 적용하고,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A 씨 범행은 단순히 물건을 못 쓰게 만든 게 아니라 성적 가해행위를 했다. 피해자는 사생활의 평온이 깨지고, 휴대전화와 노트북 등을 잃어버려 고통과 불편을 겪었을 것이다. 또 그 충격으로 연구와 학업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라며 “A 씨는 오랫동안 고통받았을 피해자를 고려해 엄벌로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