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예산통과 후 주변 땅 산 업체
- 2017년 개통 뒤 주택단지 조성
- 공시지가 10배 넘게 올라 논란
경남 양산시가 소주동 한 야산에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할 예산을 확보하자 한 건설사가 곧장 이 도로 주변 부지를 매입하고, 도로 준공 후 건축허가를 받아 주택단지를 조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역에서 도로개설과 주택단지 조성의 관계를 놓고 논란이 인다.
16일 양산시에 따르면 시는 4억 원을 투입해 소주동 일대 야산에 길이 88m, 너비 10m인 도시계획도로를 2017년 12월 준공했다. 도로 준공일 8일 뒤에 A사가 도로 끝 연결지점 부지에 잇따라 건축허가를 받아 주택단지를 조성했다.
A사는 3633㎡ 부지를 6개로 쪼개 건축면적 616㎡인 단독주택 5채와 1종 근린생활시설(소매점) 1채의 건축허가를 받았다. 건축허가를 받으면서 이 땅은 용도가 임야에서 대지로 바뀌었다. A사가 토지를 매입하기 전보다 공시지가가 10배 넘게 올랐다.
이 도로 개설 예산은 2015년 8월, 2회 추가경정 예산에서 처음으로 확보됐는데, A사는 예산안이 시의회에서 통과된 날로부터 1주일이 지난 시점에 토지 매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양산시의회 등에서 도로개설과 주택단지 조성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않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 도로는 통행 수요가 많지 않아 의구심을 더한다. 소주동 신설 도로 이용자는 주택과 기업체 등 6곳뿐이다. 도로 끝이 야산 모퉁이고 다른 도로와 연결되지 않아 통행량이 많지 않다.
더구나 시 실무부서는 통행수요가 많지 않고, 절개지 공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 도로를 당분간 연장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이 많은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고려하면 소주동 도로의 시급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주택단지와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고 일부 시의원들이 의문을 제기한다.
양산시의회의 한 의원은 “외진 야산에 도로가 개설된 점 등 여러 정황이 주택단지와의 연관성이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도로개설 구간은 19년 전에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됐고, 인근 주택 소유자의 요구 등 필요성이 있어 착공했다”며 “시의회에서 예산 승인도 받아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A업체 관계자는 “부지매입과 사업진행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계획대로 산 너머에 도로가 개설되면 교통수요가 늘 것이기 때문에 주택단지와 도로개설을 연관지어 혜택을 준 것처럼 넘겨짚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라고 반박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