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비량면 2만3100㎡ 시설하우스
- 7m 바나나 나무 5600그루 ‘빼곡’
- 초록빛 바나나 샹들리에처럼 주렁
- 제주도서 태어난 36세 강승훈 씨
- 네 살 때 부모님과 진주로 이사 와
- 농사 짓고 싶어 2013년 직장 관두고
- 국내산 바나나로 젊은 부농 꿈꿔
- 작년부터 연중 생산·납품 가능해져
- 가격 수입산의 2, 3배… 고급화로 승부
- 한 그루 30㎏ 年160~170t 수확 기대
- 묘목 판매·체험농장·가공공장도 도전
경남 진주에서 산청 방향 국도 3호선을 타고 원지에서 생비량면으로 10분 가량 가면 오른쪽 산기슭에 거대한 비닐하우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민가와 논이 뒤엉켜 있는 이곳에 일반 시설하우스보다 1~2m나 높은 하우스가 우뚝 솟아 있어 금방 눈에 들어온다. 산청군 생비량면 도전리에서 국내 최초로 바나나 육지 재배에 성공한 강승훈(36) 씨의 ‘올바나나 농장’이다. 하우스 문을 열고 바나나 정글로 들어가자 젊은 농군이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칼을 들고 바나나 수확 작업을 하다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그는 한국을 이끌어 갈 차세대 농부로서 자신감과 의욕에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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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산청군 올바나나 농장에서 농장주 강승훈 씨(가운데)가 외국인 근로자 2명과 함께 수확한 바나나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
■농업에 대한 그리움에 귀농
강 씨는 제주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4살 때 아버지 강만호(62)씨와 어머니 김영순( 60) 씨가 시설 하우스 농사를 위해 진주로 이사 와 학창시절을 진주에서 보냈다. 당시 진주는 시설채소 재배지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었다.
이어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하고 베트남 하노이 대학에서 교환학생으로 2년간 공부를 하기도 했다. 이 덕택에 베트남에서 삼성전자 하청업체의 주재원으로 2년 동안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하기도 했다.
직장생활은 안정적이었지만, 갈수록 마음은 농사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찼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가 파프리카 농사를 짓는 것을 봐온 그에게 농사는 희망 그 자체였다.
2013년 직장을 그만두고 어린 시절 언젠가 자신만의 농사를 짓겠다는 꿈을 이루려고 귀농을 실천했다. 강 씨는 “바나나는 더위에 강한 대표적인 아열대 과일이다. 기온이 높은 제주에서 재배하던 많은 열대과일이 육지로 넘어오고 있다. 육지가 기후가 점점 더워지면서 아열대 기후를 보여 바나나 재배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바나나를 재배하게 됐다”고 밝혔다.
■바나나 농장을 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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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바나나 농장의 바나나 나무에 수확을 기다리는 바나나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
그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진주시 대곡면 파프리카 농장에서 일을 거들며 기본적인 농사 노하우를 익혔다. 파프리카 시장이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본 그는 고심 끝에 바나나를 새 작물로 선택했다. 수요가 탄탄하고 특히 프리미엄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승산이 있다고 봤다. 또 바나나가 자라기 위해서는 높은 온도와 풍부한 일조량이 중요하지만 최근 기후를 고려하면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강 씨는 “시장 상황을 분석한 결과 바나나는 많은 고정 고객이 있고 최근 과일 고급화 바람에 불고있어 비록 가격이 비싸더라도 소비자가 믿고 먹을 수 있는 국내산 바나나에 대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말했다.
그의 바나나 농장은 동남아와 비슷한 기후와 환경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만큼 최적화된 모습이다. 특히 올바나나 농장은 그야말로 열대우림이다. 7m 높이의 바나나 나무 5600그루가 2만3100㎡(7000여 평) 규모의 하우스에 빼곡히 들어섰다. 성인 남자 몸통만 한 바나나 나뭇잎이 천장을 뒤덮은 덕에 사방이 컴컴하다. 그 사이로 싱싱한 초록빛 자태를 뿜어내는 바나나가 샹들리에처럼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3.96㎡(1.2평)당 한 그루가 심어진 바나나는 10개월 만에 30㎏ 가량 열린다.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수입 바나나를 웃도는 큼직한 사이즈가 인상적이다.
■부농이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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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 큰 바나나 나무가 빽빽하게 심겨 열대우림을 방불케 하는 올바나나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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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씨는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 외국인 근로자 2명과 함께 바나나 수확에 나서고 있다. 그는 올해 3.3㎡(평)당 25㎏의 바나나 수확을 하는 등 연간 160~170t의 생산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2만3100㎡의 농장을 일구는 데 평당 25만 원, 전체 17억~18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강 씨는 “지난해 수확으로 3.3㎡당 11만 원의 매출을 올려 50% 가량 자금을 회수했다”며 “조만간 3.3㎡당 6만 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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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확한 바나나를 판매용으로 포장한 모습. |
그의 농장에서는 바나나를 연중 생산할 수 있고, 묘목 자가재배도 가능하다. 이 두 가지는 바나나 농사의 핵심이다. 2107년 1만1220㎡(3400평)의 바나나 농장을 완공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2호 농장 1만1880㎡(3600평)가 완성돼 바나나를 연중 생산하면서 안정적으로 납품할 수 있게됐다.
국산 바나나는 ㎏당 8000~1만 원으로 2500~4000원인 수입 바나나보다 2~3배 비싸다. 그가 수확한 바나나들은 대부분 농협 하나로마트와 경기 서울 부산 경남 지역의 학교급식에 공급된다. 일부는 온라인과 백화점 등 유통채널로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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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송차량에 실린 바나나. 서울 부산 경남의 학교, 백화점 등으로 배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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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주도에서 바나나 묘목을 구입해 식재했지만 이제는 자신이 육성한 묘목 중 A급만을 골라심을 수 있어 작황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강 씨는 “지난해 농장 규모를 2배로 늘려 연중 꾸준히 바나나가 생산되도록 했다”며 “앞으로 묘목도 판매하고 바나나 체험농장과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등 6차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