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재수사로 ‘혐의없음’ 처분
- 심의회 열어 지급절차 진행키로
부마민주항쟁에 참여했다가 구금된 후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이들이 명예 회복과 함께 국가 보상을 받게 됐다. 검찰은 부당한 옥살이를 하고도 형사 보상 청구 자격이 없는 기소유예자를 직접 찾아 직권으로 보상 결정을 내렸다.
부산지검은 과거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60) 씨 등 9명에 대해 직권으로 사건을 재수사하고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향후 검찰은 피의자 보상심의회를 열고 구금 일수에 따라 하루 30만 원가량 보상금을 지급하는 절차를 밟는다. 이번에 혐의없음 처분을 받은 9명 중에는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포함됐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정치적 배경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A 씨 등은 부마민주항쟁 기간인 1979년 10월 15, 16일 부산대에서 ‘자유·민주를 위장한 독재세력의 반민주적 탄압 중지하라’는 내용으로 유인물을 제작·배포해 경찰에 붙잡혔다. 또 700여 명 학생 시위대에 가담해 학교 운동장에서 온천동 신호대까지 ‘긴급조치 위반자를 석방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거리 시위를 벌인 혐의로도 경찰서에 구금됐다.
이들은 모두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30일가량 옥살이했다. 유신헌법 53조에 근거한 긴급조치 9호는 헌법을 부정·반대·왜곡·비방하는 일체 행위를 금지하는 조치다. 2013년 3월 헌법재판소는 긴급조치 9호가 국민 기본권을 제한·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 결정으로 부마항쟁 때 구류·징역형을 받은 이들은 재심을 거쳐 보상을 받았지만, 기소유예자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형사보상법상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아야 보상 청구가 가능한데, 유무죄 판단을 받지 않은 기소유예자는 자격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지검은 직권으로 A 씨 등을 재수사하고 ‘혐의없음’ 결정을 내려 형사 보상의 길을 열어줬다. 검찰은 지난해 9월 같은 이유로 보상 길이 막혔던 B(61) 씨에게 보상금 963만 원을 지급한 후 유사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검찰 내부 기록을 전수 조사해 부산에서만 A 씨 등 10명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 1명은 연락이 닿지 않아 이번 대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뒤늦게나마 국민 권익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승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