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판 가려 영업 손해” 상인 원성
- 시 “그렇다고 베낼 수는 없어”
보행로 한가운데 심은 가로수가 통행과 상점 영업을 방해한다는 민원이 잇따른다. 하지만 부산시는 명확한 규정 없이 가로수를 인도 가운데 심고도 ‘공적인 사유’가 아니면 제거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반발이 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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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부산 부산진구 미래여성병원 인근 인도 한가운데에 심겨진 가로수가 상점 간판을 가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
18일 부산 동구 범일동 자성로. 폭이 6m인 인도 약 50m 구간에 가로수가 두 줄로 심겨 있다. 한 줄은 도로와 맞닿는 인도 가장자리, 한 줄은 인도 한가운데에 심겼다.
주변 상점에서는 이렇게 가로수를 병렬로 심은 가로수 탓에 장사를 할 수 없을 지경이라고 호소한다. 한 상인은 “가로수가 건물 이름과 가게 간판을 가린다. 햇볕도 들지 않아 건물 1층은 임차하려는 사람이 없어 창고가 된 지 오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렇게 병렬 가로수가 있는 곳은 부산에 모두 18곳이다. 부산시는 인도 폭이 5m 이상으로 비교적 넓은 곳에 가로수를 병렬로 심었다. 도시미관을 가꾸고, 열섬현상을 저감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병렬 가로수가 있는 곳에서는 어김없이 자성로와 비슷한 불만이 터져나온다. 440m 구간에 병렬 가로수가 식재된 부산진구 가야대로 한 상인은 “구에 민원을 계속 제기해도 ‘시 소관이라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도시 녹화사업을 하려면 시 조례에 따라 ‘부산시 도시림 등 조성관리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 이 심의를 거쳐 보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가로수를 병렬 식재할 수 있다. 그러나 병렬 식재할 수 있는 인도 폭을 명확하 규정하지는 않았다. 단지 통상적으로 5m 이상이면 병렬 식재할 수 있다고 볼 뿐이다.
규정도 없이 심었지만 민원이 잇따라도 제거하기는 어렵다. 대부분 가로수는 시의 위임을 받아 각 구·군이 관리하는데, 제거하려면 시와 협의해야 한다. 또 도로를 개설하는 등 공적 사유가 있을 때만 뽑아낼 수 있다. 시 관계자는 “공적인 목적으로 심은 가로수인데, 간판 같은 사유재산을 가린다고 뽑아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인들은 재산권 침해라고 맞선다. 가야대로 한 상인은 “가로수 때문에 건물 가치가 하락하고, 영업권도 침해받는다. 담당 구·군이 사유재산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제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윤정 기자 hwangyj@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