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50대 남성이 성폭력처벌법이 카카오톡 등 통신 매체를 이용해 이성에게 성관계 의사를 물을 권리를 침해한다며 황당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문제가 된 법률이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성폭력처벌법 13조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조항이 합헌이라고 19일 밝혔다.
A(56) 씨가 헌법소원을 제기한 건 그가 2017년 대학원 동기 B(여·40) 씨에게 술에 취해 “성관계할래”라는 카톡을 보낸 혐의로 고소를 당한 까닭이다. A 씨는 1심 재판에서 성관계 의사를 물을 자유를 주장하며 무죄 주장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 씨는 1심 재판에서 무죄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성폭력 처벌법 13조가 표현의 자유, 통신의 자유 및 성적 자기 결정권 등을 침해한다고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헌재는 “심판대상 조항이 청구인과 발신인의 같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볼 수 있지만,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 씨와 그의 변호인은 즉각 반발했다. A 씨 변호인은 “헌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본다. 헌재 결정을 따르면 이성에게 성관계 의사도 묻지 말라는 것”이라며 “항소를 했기에 1심과 같이 계속해 무죄 주장을 하겠다”고 말했다.
A 씨와 변호인의 반발과 달리 여성단체와 여성 변호사는 1심과 헌재 판단이 옳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성폭력상담소 이재희 소장은 “성관계에 대한 남성과 여성의 인식차이와 사회적 권력 차이가 있음에도 이를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성 사건 전문 C 변호사는 “1심 재판부와 헌재 판단이 타당하다. 약간의 친소관계가 있다고 해서 여성에게 성관계 의사를 물을 자유와 권리가 있다는 주장은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것”이라며 “이런 일로 헌법소원까지 이뤄져 놀랍다”고 전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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