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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 노후화·역외 이전 동시 해결…강서주민 설득이 과제

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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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비시설 탓 이전 추진 수차례 좌초
- 수용률 과밀에 인권침해 논란 빚어
- 법무부·부산시·사상구 TF 조직
- 작년 10월부터 물밑작업 ‘결실’

- 시 “연내 사업시행자 선정 등 박차”
- 사상구 “도시재생 사업 탄력” 기대
- 강서구, 제2 벡스코와 득실 계산

낡고 좁은 시설로 인권 침해 논란을 빚어온 부산구치소가 15년간 이전 추진과 무산을 반복한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다. 부산시는 15년을 기다린 숙원 사업인 만큼 올해 안에 사업 시행자를 확정하는 등 차질 없이 이전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그동안 이전 논의가 이뤄질 때마다 주민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만큼, 이번에도 강서구 이전 부지 인근 주민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오거돈(오른쪽) 부산시장과 박상기 법부무 장관이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구치소·교도소 통합 이전 계획에 합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우리 동네는 안 돼”…15년 끈 갈등

과밀 수용과 시설 노후 문제를 개선하려고 2000년대 중반부터 부산구치소 이전 논의가 시작됐다. 시 등은 현 위치인 사상구 주례동에서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역외 이전’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님비 시설’이라는 이유가 발목을 잡았다. 2005년 금정구 회동동, 2011년 강서구 화정동, 2012년 강서구 명지동으로 이전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해당 지역의 거센 반발로 실패했다.

답보 상태에 놓인 구치소 이전은 2016년 시가 ‘서부산 균형발전 주요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전환기를 맞는 듯했다. 시는 사상구 감전동 위생사업소 부지로 옮기는 ‘역내 이전’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감전동과 엄궁동 주민이 극렬하게 반대하고, 여기에 사상구가 힘을 보태면서 또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이번 합의는 지난해 10월 법무부와 시, 사상구가 ‘구치소 이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그동안 노력해온 결과물이다. 법무부가 후보지였던 강서구 화전산업단지 부지를 ‘공사예산 과다’를 이유로 부적합 결정을 내리는 등 한동안 교착 상태에 빠지기도 했지만, 계속된 물밑 작업을 통해 통합 이전 합의를 끌어냈다.

시 관계자는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또는 부산도시공사를 대상으로 해 연내 사업 시행자를 선정하고, 실시설계 후 공사 진행까지 계획대로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칼잠’ 인권 침해 해소 기대감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교정 시설인 부산구치소는 낡은 만큼 초과 수용률도 128%로 ‘악명’이 높다. 이곳 1인당 수용 면적은 2㎡(0.605평)에 못 미친다. 6인실은 1.44㎡에 불과하다. 2017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때 고 노회찬 의원이 수용 면적과 같은 신문지 두 장 반을 펼쳐 드러눕는 퍼포먼스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열악한 사정은 같은 해 구치소 수감자 2명이 과밀 수용에 따른 인권 침해를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더욱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5명이 누우면 칼잠을 잤고, 6명이 누우면 3명씩 반대 방향으로 머리를 두고 잤다”고 했다.

1심은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부산고법은 2심에서 1인당 최저 수용 면적을 2㎡로 규정한 뒤 “수용 면적이 인간의 기본 욕구에 따른 생활조차 어렵게 할 만큼 지나치게 협소하다면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각각 150만 원, 300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는 수감자에 대한 첫 국가배상 판결로 주목받기도 했다.


■사상 “환영” vs 강서 “주민 반발 우려”

시와 법무부가 구치소와 교도소 통합 이전을 발표하자 오랜 기간 ‘역외 이전’을 추진해온 사상구는 즉각 환영하는 견해를 밝혔다. 김대근 사상구청장은 “구치소 이전은 사상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산 전체 숙원 사업”이라며 “이번 통합 이전 결정으로, 오랫동안 속앓이했던 사상구민의 근심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어렵사리 결정된 통합 이전 계획이 잘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전 대상지로 정해진 강서구는 예상과 달리 극렬하게 반발하기보다는 통합 이전을 위한 구체적 요구사항을 시에 제시했다. 또 시가 주민을 설득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노기태 강서구청장은 “교도소가 이전 대상지로 옮겨가면 현 부지를 개발할 새로운 길이 열린다. 구치소까지 통합 이전하는 건 뒤늦게 알았지만, 제2 벡스코 조기 착공 등 강서구가 요구하는 사항이 받아들여지면 반대하지 않겠다”며 “대저동 주민 입장에서는 없던 시설이 들어와 반발이 심할 것으로 본다. 시가 주민을 대상으로 설득·설명하는 과정을 빠뜨려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승희 임동우 기자 shchoi@kookje.co.kr


부산구치소·교도소 현황

▷구치소

 

1973년 12월 23일 

서구 동대신동에서 사상구 주례동으로 이전

1986년 5월 31일

부산교도소에서 부산구치소로 변경

2005년

금정구 회동동 이전 추진 무산

2011년 

강서구 명지동 이전 추진 무산

2012년

강서구 화전동 이전 추진 무산

2017년

법무부와 사상구 부산구치소 사상구 감전동으로 관내 이전 추진했지만 주민 반발로 무산

2018년 10월

법무부, 부산시, 사상구, 부산구치소 이전 위해 TF팀 구성해 첫 회동

2019년 6월 19일

법무부, 부산시 부산구치소 강서구 대저동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양해각서 체결

▷교도소

 

1947년 9월 1일

강서구 대저 1동에 개소

2007년 9월

한국토지공사·시, 강서구 화전동 이전 추진 무산

2010년 7월

시, 화전동 체육공원으로 구치소와 통합 이전 추진 무산

2011년 1월

시, 화전동 체육공원으로 통합 이전 재추진 무산

2011년 7월

시, 법무부에 통합 이전을 국가재정사업으로 시행 요구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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