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장을 분실하자 다른 사건 고소장을 복사해 사용하는 등 공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검사에게 법원이 유죄는 인정하되 선고는 유예했다. 법적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이 사건을 덮으려 했다는 혐의(직무유기)로 당시 김수남 검찰총장 등 검찰 고위 간부를 입건한 경찰의 수사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서창석 부장판사)은 19일 선고공판을 열어 공문서 위조와 위조 공문서 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사 A(37) 씨에게 징역 6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경미한 범죄에 대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 기간 2년이 지나면 선고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서 판사는 “A 씨는 법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검사로서 사건기록 표지를 위조해 행사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A 씨는 고소장 자체가 아니라 내부 문서인 사건기록 표지를 위조한 것으로, 이는 형사 절차와 관련한 중요 문서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으로 사직했고 깊이 뉘우치며 반성하는 점, 재범 우려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2015년 11월 부산지검에 근무하면서 고소장을 분실하자 동일 고소인의 다른 사건 고소장으로 바꿔치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A 씨는 이듬해 대검찰청 감찰이 시작되자 사직해 아무런 징계도 받지 않았다. 이후 시민단체가 ‘제 식구 감싸기’라고 비판하면서 2년 만에 기소됐다.
경찰은 지난 4월 후배 검사의 비위를 알고도 묵인한 혐의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 황철규 부산고검장 등 4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최근 대검과 부산지검에 감찰 자료를 요구했지만 검찰이 거부해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