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와 부산시 울산시 경남도가 20일 동남권 관문공항 논란과 관련해 국무총리실의 검토 결과를 수용하기로 합의하면서 동남권 관문공항 건립 추진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는 국토부가 제시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에 반대해온 부울경의 입장을 정부 차원에서 재검토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부울경 지자체는 총리실이 결국 이해 당사자의 의사를 반영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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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LS 용산타워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문제를 놓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면담을 마친 뒤 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지사, 김 장관, 오 시장, 송 시장.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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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재검토 기간이 변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이날 합의한 내용의 핵심은 국무총리실이 직접 국토부의 김해신공항안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서 적정한가’를 검토하고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부울경은 총리실이 내린 결정을 따르겠다고 합의했다.
이는 국토부와 부울경이 김해신공항안을 놓고 첨예한 공방전을 벌이면서 예견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김해신공항안을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국토부가 더는 이를 고집하기 어려운 상황이 조성됐다.
총리실이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토부가 제시한 김해신공항안이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를 가리는 작업은 그리 복잡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은 이날 합의문을 발표한 후 연 브리핑에서 “부울경 검증단이 많은 사항을 제시했다. 총리실에서 (그 부분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부울경 의견을 조율하면서 정리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도 “부울경 검증단이 제기한 내용이 있지 않느냐. 정부 차원의 검토 없이 신공항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검증단의 입장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김해신공항안을 방어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면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김 차관은 “국토부안을 보면 김해신공항이 부울경 관문공항이 될 수 있다고 돼 있다. 다만 부울경은 여러 한계가 있다는 부분을 제시해서 그 부분을 총리실이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증위 구성을 놓고 부울경 광역단체와 국토부 간 치열한 기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부울경 검증단은 총리실에 정무적 판단에 중점을 둔 ‘(가칭)동남권 관문공항 정책 판정위원회(국제신문 지난 4월 25일 자 1·3면 등 보도)’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정책 판정위는 판정위와 청문위로 구성된다. 정무적 판단을 하는 판정위는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고 부산·울산시장 경남도지사, 국방부·환경부·국토부 장관 등 6명이 참여한다. 청문위는 부산 울산 경남 국방부 환경부 국토부가 2명씩 추천한 전문가로 이뤄진다.
총리실 재검토 기간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부울경은 ‘추석 이전’ 또는 ‘늦어도 연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총리실 검토 기간이 길어지면 내년 4월 총선 등 이른바 ‘정치 외풍’을 탈 수 있는 점을 우려한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 “가능한 신속하게 검토하고 결론을 내는 게 좋겠다는 점에 국토부와 부울경이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총리실 결정 이후도 대비해야
국토부와 3개 시·도의 합의에 따라 부울경은 검증단이 제기한 소음, 안전, 혼잡 문제를 총리실이 제대로 검증하면 김해신공항안은 폐기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토부가 부울경 검증단이 제기한 문제를 검토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총리실이 재검토에 나서는 것은 부울경 민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김해신공항안이 백지화된다고 하더라도 동남권의 관문공항을 재추진하는 과정은 여전히 과제로 남게 된다. 이는 새로운 관문공항의 입지 선정 같은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될 수 있다. 총리실이 결정한 후를 대비해 부울경의 새 관문공항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해공항이 이미 포화상태에 있고, 추후 신공항 입지 선정 등을 둘러싼 불필요한 갈등과 지연을 피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민용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