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구, 예산 탓 추가 설치 꺼려
최근 살인미수와 흉기 난동(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10면 보도) 사건이 벌어진 부산 사상구 괘법동 창날공원(사진)에 방범용 CCTV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에선 오래전부터 노숙인과 비행 청소년이 일으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경찰은 범죄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CCTV 추가 설치를 계속 요구해 왔지만, 사상구는 예산을 핑계로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다.
20일 창날공원에선 노숙인과 인근 여관 장기 투숙자 등이 모여 아침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자주 이런 광경을 보는 주민은 불안해한다. 주민 A(63) 씨는 “날이 더워진 요즘은 노숙인 등이 새벽부터 술판을 벌인다. 술병을 집어던지는 등 행패가 늘 일어나, 봉변을 당할까 봐 공원에 가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여·61) 씨는 “주말이면 비행 청소년 40~50명이 모여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 때때로 노숙인과 시비가 붙으면 큰 사고가 날까 걱정된다”며 “이미 공원 기능을 상실한 창날공원을 폐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그동안 사건·사고가 이어진 탓에 주민과 경찰은 창날공원을 천덕꾸러기로 여겨 왔다. 최근엔 단순한 주취 소란을 넘어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더욱 긴장을 감추지 못한다. 특히 지난 8일 노숙인 이모(39) 씨가 소주병을 깨 함께 술을 마시던 A(55) 씨를 찌른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은 충격에 빠졌다. 지난 17일엔 노숙인 구모(50) 씨가 양손에 흉기를 들고 난동을 부려 주민은 다시금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경찰은 순찰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느라 애쓰지만, 답답함을 호소한다. 경찰 관계자는 “창날공원 입구에 CCTV가 있지만, 나무에 가려 공원 내부를 못 비춘다”며 “지난 몇 년간 공원 안에 CCTV를 설치해 달라고 사상구에 공문 등으로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사상구는 예산상 어려움을 든다. 사상구 관계자는 “CCTV를 설치하는 데 1600만 원이 필요해 내년 혹은 내후년 국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아예 창날공원을 폐쇄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사상구의회 정성열 의원은 “올여름 공원 주변에 울타리를 치고 출입을 금지한 뒤 앞으로 행정복지센터나 지구대, 노인정을 공원 부지로 옮기는 방안을 구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