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선 인조 때 돌다리 축조 기념해 세운 비석 ‘이섭교비’…애민·울력 정신 비문에 오롯이

  • 오광수 기자
  •  |   입력 : 2019-06-20 18:53:49
  •  |   본지 1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연산동 고분군에서 안락교차로 방면으로 길을 잡으면 만나는 온천천 시민공원. 온천천 연안교 쪽 낙민파출소 앞에 장중한 비석이 서 있다. 이섭교비(利涉橋碑)다. 다리 이름은 한자 그대로 따지면 ‘다리를 건너는 데 이롭게 한다’는 뜻. 이에 관한 사유가 비석에 적혀 있다. 내용을 살펴보자.

온천천 시민공원 연안교 쪽 낙민파출소 앞에 서 있는 이섭교비(利涉橋碑).
‘(…) 나무판으로 다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쉽게 썩어 버렸다. 해마다 고쳐 만들었으니 실로 백성에게는 큰 병폐가 됐다. 이 다리를 넓히는 역사를 하는 것이 다 옳다고 하였으나, 생각만 있었지 시행하지 못했다. 갑술년(1634년, 인조 12) 겨울에 부(동래부) 안의 몇 사람이 앞사람들의 뜻을 이어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재물을 거두었다. 돌을 옮기는 부역은 주민들이 스스로 응하니, 다음 해 봄 일을 마칠 수 있었다. 지난날 이루지 못한 뜻을 불과 며칠 만에 성취한 것이다. (…) 강물이 흘러도 돌은 구르지 않고 나루가 넘쳐도 수레바퀴는 젖지 않는 것이니…’.

동래(동래읍성 남문)와 좌수영을 연결했던 이섭교는 긴요한 교통로였다. 그런 것이 나무다리였으니,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돌다리를 놓아야 하는데…’라고 생각만 하다가 마침내 돌다리를 놓게 됐으니 잔치를 벌이고도 남을 일이다. 그래서 비석에는 돌다리를 놓자고 팔을 걷어붙인 사람과 다리를 완성한 이의 공을 어찌 잊겠느냐고 적었다. 또 기부금을 낼 형편이 안 되면 돌덩이를 가져오는 등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돌다리를 만들었다는 ‘참여와 울력’도 눈길을 끈다. 다리 건설에 협력한 각 면의 계는 동면 10계, 서면 6계, 북면 8계, 남촌 9계, 동평면 13계, 사천면 9계, 읍내면 14계 등 총 69계라고 비문에 나오는데, 사실상 동래부 전체가 동참한 대역사였다.

이섭교는 4개의 홍예(무지개)가 있는 돌다리였다. 안경 2개의 모양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무지개다리는 훗날 자취를 감추었고, 비석마저 1930년께 지금의 동래 금강공원인 일본인 유력자의 별장으로 옮겨지는 수모를 겪는다. 동래부의 자존심과 같던 독진대아문, 내주축성비 역시 같은 신세였다. 이들은 2012년에야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오광수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5. 5[사설] 신세계타운, 센텀시티의 새 도약과 부산의 미래 이끌길
  6. 6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7. 7“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8. 8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9. 9“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10. 10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1. 1820조 예산전쟁 개막…여야 ‘3대 메가·미래기금’ 격돌 예고
  2. 2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3. 3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4. 4‘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5. 5“7개 정당 19명 치열하게 토론…대화·설득으로 의견 일치 봐”
  6. 6민주, 조희대 ‘계엄 동조’ 여부 정조준
  7. 7서범수 의원, 농지 훼손·환경오염 막는 강화 법률 개정안 발의
  8. 8이 대통령 '순방 외교' 공방, '돼지 눈엔 돼지" 표현 논란도
  9. 9사천 공군기지 훈련기 공중 충돌 뒤늦게 알려져…부상자 없어
  10. 10北, 집속탄두 위력 과시…‘축구장 18개 면적’ 초토화
  1. 1부산서 미분양 1군 브랜드 486가구 통째 전세로 공급(종합)
  2. 21만석으로 줄여라? BPA 초라한 아레나돔 고집
  3. 3가덕 첫삽 끝내 연내로 후퇴…당정 “공사비 8500억 증액”(종합)
  4. 4면접 보고 그날 합격 통보…BIFC 채용행사
  5. 5편의점 번진 요거트 인기…세븐일레븐 ‘요즘’과 맞손
  6. 6부산은행 김해공항점 계속 운영
  7. 7중산층 10명 중 4명 벌이 줄었다
  8. 8롯백 편집숍 ‘시시호시’ 부산 감성 입었다
  9. 9조선 빅3 공동납품망 완성…부산 기자재 플랫폼 안착(종합)
  10. 10캐릭터로 동심 공략하고, 어른 향수도 자극하고
  1. 1김해공항 10개월째 수장 공백…제2 출국장 부분 운영 여전
  2. 2선거법 위반 혐의 양산시 특보 숨진 채 발견
  3. 3“국제신문 위기는 민의 위기” 지역사회 잇단 지지
  4. 4선박 2척 버티기…수영만요트장 재개발 착수 해 넘기나
  5. 5“지광은 국제신문 떠나라” 직원 빗속 상경투쟁
  6. 6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7. 7여전한 특수학교 님비 “주민체육시설 끼워 짓자” 고육책
  8. 8국힘 과반 양산시의회, 민감한 3개 안건 부결 왜?
  9. 9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10. 10“부산형 상병수당, 고령노동자도 줘야”
  1. 1“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2. 2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3. 3“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4. 4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5. 5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6. 6‘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7. 7“AG 환희 잊고…리그 첫 경기부터 승수쌓기 총력”
  8. 8마침내…밀워키, 월드시리즈 첫 우승(종합)
  9. 9괜찮을까…모레노호, ‘96라인’·손흥민 모두 품었다
  10. 10여자프로농구 절반이 女감독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대학·마을에 스며든 이전 기관…지자체는 정주지원 화답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