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행도구 마대자루 공식적 검증 안 했고
- 동거인 피의자 입건 안한 경위 등 캐물어
- 검찰 무기징역 구형, 변호인 무죄 주장
- 부산고법, 내달 11일 선고공판 열기로
‘부산 다방 여종업원 살인사건’ 파기환송심의 결론이 다음 달 내려진다. 1·2심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으나, 대법원이 증거 부족을 이유로 파기환송하면서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는 24일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A(48) 씨의 파기환송심 결심공판을 열어 다음 달 11일 선고공판을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예정에 없던 당시 수사 경찰에 대한 심문을 직권으로 진행했다. 재판부는 2002년 A 씨가 피해자 예금을 1차로 인출한 후 2차 인출하기까지 20일 동안 경찰이 계좌 지급정지 및 범인 검거 시도를 하지 못했고, 핵심 범행도구인 마대자루를 이용해 실제 검증을 해보지 않는 등 수사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모든 심문을 끝낸 재판부는 검사에게 파기환송 기속력에 관한 법리의견서 및 증거 능력이 있는 A 씨의 언동 등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파기환송심은 새로운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대법원의 판단에 기속된다.
검사는 A 씨에게 2심 형량인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사는 “대법원이 피고인과 시신이 든 마대자루를 함께 들었다는 A 씨 동거인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했으나 15년 전 기억이라 한계가 있다”며 “키 166㎝, 몸무게 60㎏의 시신이 담긴 자루를 혼자 들기 어렵기 때문에 동거인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살인사건 공소시효 폐지’를 검색하고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서도 거짓 반응이 나오는 등 모든 증거가 피고인을 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 측 변호인은 “살인의 유일한 증거인 동거인 진술은 신빙성이 없으며 경찰의 지시나 매수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며 “설사 진실이라 하더라도 유죄 증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후진술에서 A 씨는 “사람을 살해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와 연관도 없다. 제2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A 씨는 2002년 5월 22일 다방 여종업원이던 B(당시 22세) 씨를 흉기로 협박해 통장을 빼앗아 예·적금 800만 원을 인출하고, 칼로 가슴을 수십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범행 15년 만인 2017년 기소됐다.
1·2심은 A 씨 혐의가 인정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지난 1월 대법원은 “중대 범죄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데 한 치의 의혹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사건을 부산고법에 돌려보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