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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퍼스트…연대경제를 찾아서 <6> 전문가 좌담회

“연대경제 성패, 주민공동체 역량·특화사업 발굴에 달렸다”

  • 하송이 박호걸 기자
  •  |   입력 : 2019-06-25 20:03:4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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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9년 6월 19일

◇장소: 부산참여연대 회의실

◇참석자(가나다순)

▶김기식 부산참여연대 시민교육센터 소장

▶변영우 경성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전중근 다른경제협동조합 이사장

▶최동섭 부산참여연대 지방자치본부장
지난 19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참여연대 회의실에서 열린 ‘로컬 퍼스트, 연대경제를 찾아서’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사람 기관 자원 등 지역이 가진 역량을 모아 지역 순환 경제 환경을 구축하는 사회연대경제를 부산에서 실현하는 방안을 모색하려고 학계, 시민단체 등이 머리를 맞댔다. 참석자들은 부산이 당면한 경제난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지역 내적 발전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데 공감했으며, 특히 사업 주체가 될 주민 공동체 역량을 기르고 부산만의 사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 왜 지금 이 시점에서 부산이 사회 연대경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 변영우 = 20세기까지는 중심부가 하면 전부 다 따라갔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탈중심화 해체 현상이 나타난다. 그 원인은 20세기에 대한 반성 때문이었다. 중심에서 하라는 대로 했더니 중심만 잘살게 된 것이다.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은 살기 어려워졌다. 지역마다 욕구가 각기 다르다. 전라도와 부산의 욕구가 같을 수 없지 않나. 그러나 이를 반영해줄 지방 정부의 노력이 없었다. 민간은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공공기관은 비효율적이다. 이 틈을 메우기 위해 사회적경제, 연대경제가 등장했다. 쇠퇴 일로를 걷는 부산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해법을 연대경제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 김기식 = 10년 전 대형마트가 각 지역에 진출하면서 중소상공인이 타격을 받는다는 우려가 터져나왔다. 10년이 흘렀지만 지역의 경제 상황은 그때나 지금이나 딱히 변한 게 없다. 지역의 부는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기업, 시민사회, 소상공인 그리고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커먼즈(공동자산)나 앵커기관의 개념은 아직 국내에 보편화되지 않았다. 선언에 그치지 않고 이번 기회에 사회연대경제가 지역에서 지속 가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으면 한다.

▶ 이정식 = 학자가 아닌 상인의 입장에서 지역화폐가 필요하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왔다. 인천이나 경기도 성남시 사례 등을 연구해보니 골목상권에서 실제 사용되는 비중 등을 볼 때 제대로 도입만 한다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겠다고 생각했다. 최근엔 다시 대형마트 현지법인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것 역시 지역 경제가 몰락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현지법인화와 사회연대경제는 이제 시민단체나 언론뿐만 아니라 지역민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분야다.



-사회연대경제 여러 분야 중 지역화폐가 전국적으로 가장 보편화되었고, 부산에서도 최근 관련 조례가 발의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공적인 제도 안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이정식 = 이번에 발의된 지역화폐조례를 인천과 비교해 보았더니 추상적인 부분이 많았다. 특히 활성화에 쓰일 기금을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누락됐는데 보완해야 한다고 본다. 이와 더불어 상인들도 자신의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나서야 한다. 기장 미역 같은 지역 특산물의 확산과 연계해 지역화폐를 사용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중투자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당장 동구가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시 전역에 통용가능한 지역화폐 플랫폼이 따로 구축된다면 중복되지 않나. 이런 점을 미리 생각하자는 것이다.

▶ 전중근 = 지역화폐 도입 취지를 지역 경기 활성화에서만 찾는 점은 아쉽다.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사업은 한계가 있다. 지역화폐가 자리 잡으려면 시간을 두고 시민들이 하나의 문화처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국 사례를 보면 정부가 주도하지 않는다. 일본만보더라도 지방정부가 참여는 하지만 사회적기업 등 거버넌스 체제가 제대로 구축되었을 때 사업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는 도입 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어떤 장애가 발생하면 그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적다. 도입 이전에 어떻게 시민 사회에 안착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최동섭 = 지역화폐 조례가 제정되면서 부산에서도 도입 가능성이 열려 긍정적인 측면은 있다. 그러나 정책 추진과정에서 소통이 원활하지는 않다고 본다. 시는 지역화폐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가동되지 않고 있다. 조례 내용에도 아쉬운 점이 많다. 예를 들어 조례에는 행사나 축제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극히 일부분이다. 기본 소득과 연계하는 등 지역화폐를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데 편협한 접근인 것 같아 아쉽다.



-지역화폐에 비해 속도가 늦긴 하지만 사회주택 사업도 첫발을 내디뎠다. 또 도시재생 사업에서의 공동자산 활용 문제는 원도심 등 도시재생 대상지가 많은 부산에선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 같은 사회연대경제 분야에서 여러 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과제는.

▶변영우 = 부산만의 특징을 살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존 제도에다 새로운 요소가 곁들이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 지역화폐가 기본소득이나 복지정책과 맞물리면서 사용처가 확대된 것과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사회주택사업과 도시재생 사업, 앵커기관을 활용한 사업을 기숙사 건립에 한꺼번에 접목할 수 있다. 부산에는 원도심 등 도시재생 사업 대상지에 빈집이 많으니 이를 리모델링해 사회주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지역의 대표적인 앵커기관인 대학과 연계해 기숙사로 활용하는 식이다. 오거돈 시장이 부산만의 복지 브랜드를 만든다고 하는데, 부산시가 이를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부산형 연대경제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범적으로 대학한 곳과 연계해서 모델을 만들어 성공하면 부산 전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더불어 서비스에 관한 부분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경제 기본은 공산품이 아니다. 공산품은 지역 내 생산에 한계가 있다. 매년 온라인 판매시장이 20% 커지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서비스는 그렇지 않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가 부산사람이나 부산기업인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다.

▶김기식 = 재생사업에서 빈집을 활용을 하는 사례를 보면 주로 공공자금으로 매입해 운영 권한을 주민에게 위임한다. 그리고 3~5년 뒤 지원이 끊기면 사업 자체가 중단되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 지자체가 소유한 공공자산이 지역민 모두를 위한 공동자산이 되려면 이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커뮤니티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으면 이것 역시 정부가 육성해야 하는 상황이다. 커뮤니티는 시민운동 차원에서 천천히 내재적 가치를 찾아내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슬로푸드와 연계된 슬로머니 운동과 같이 주민이 지역순환경제의 일환이 돼 지역의 부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최동섭 = 사회연대경제가 자리 잡으려면 무엇보다 법과 제도적인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지역개발금융(CDFI)이나 커뮤니티개발법인(CDC)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지역재투자법이 있어 사회적금융 자금원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고민이 시작되어야 한다. 도시재생 사업에서도 시민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하는데 현재는 진입장벽이 높다. 즉, 도시재생 사업 공모사업이 나오더라도 주민 몇 명이 모여 참여하는 건 사실상 어렵다는 말이다. 다른 지역을 보면 주민 세 명만 모여도 사업 참여가 가능하도록 문턱을 크게 낮췄다. 연대경제가 뿌리내리려면 무엇보다 마을이 살아나야 하고 사회적경제 조직이 마을 내에서 먹고살 수 있도록 참여 장벽을 낮추어야 한다.

▶전중근 = 마을 공동체 사업에서의 주민 참여가 낮은 것이 늘 장애다. 외국도 크게 다르지 않아 영국 런던에서 2~3년 전 새로운 시도를 했다. ‘참여 도시 프로젝트(Participatory city project)’인데,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서 단순히 주민들을 대상으로 강의나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을 곳곳에 거점 시설을 만들어 각종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우리도 이제는 주민들의 역량을 기르고 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해 좀 더 다양한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다.

정리=하송이 박호걸 기자

※ 공동기획: 국제신문·부산참여연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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