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운대 아파트 옥상둥지 4마리
- 야생동물보호센터로 옮겨져
- 2017년에도 같은 지역에 출현
- 전문가 “부산서는 이례적인 일
- 옥상정원 늘며 서식 환경된 듯”
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천연기념물(323-7호)이자 멸종위기 1급 조류인 송골매가 발견됐다. 도심 속에서 송골매가 발견된 것은 2017년 해운대지역에서 발견(국제신문 2017년 5월 27일 자 6면 보도)된 데 이어 두 번째 사례다. 전문가들은 먹이사슬 최상위종인 송골매가 잇따라 출몰하는 건 부산 도심 생태계가 살아나고 있는 증거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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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견된 송골매.
부산시 제공 |
부산시는 최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견된 송골매 4마리(암컷 2·수컷 2·사진)를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 보호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시는 송골매가 번식 중이라는 제보를 받고 새끼 4마리를 구조했다. 현재 구조된 송골매는 독립을 준비 중이다. 시는 송골매를 을숙도에 방사한다는 계획이다.
해운대지역이 고층 빌딩 숲이라는 점에서 송골매의 번식이 잇따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해운대지역의 자연환경이 송골매가 살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 특히 고층 빌딩에 만들어지는 옥상정원이 송골매 입장에서는 둥지를 틀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분석이다. 시에 따르면 2016년 조성된 해운대구의 옥상조경 면적은 1057㎡였지만, 지난해에만 1577㎡의 옥상조경이 추가로 조성됐다.
부산의 한 맹금류 전문가는 “제주도의 해안가에서는 고층 건물에서 송골매가 발견된 적이 종종 있지만, 부산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생태계에 옥상정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람들이 모르는 사이에 생태계가 스스로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문제는 잇따라 발견되는 송골매 서식지가 사람과 너무 근접해있다는 점이다. 특히 송골매가 잇따라 아파트 옥상에서 둥지를 틀면서 사람 맞닥뜨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7년에는 송골매가 번식했던 건물의 주민이 스스로 나서 사람들의 옥상 출입을 통제했다. 하지만 이러한 ‘모범 사례’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기는 힘들다.
아파트 옥상이라는 환경 자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인적이 많은 곳에서는 새끼가 제대로 성장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성숙하지 못한 개체가 부모로부터 독립하려다 오히려 사고를 당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실제 이번에 발견된 송골매 새끼 4마리 중 1마리는 나머지 3마리가 발견된 곳에서 5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구조됐다. 전문가들은 둥지를 옮기는 ‘이소’ 과정에서 탈락한 개체인 것으로 추정한다.
시 낙동강관리본부 김선자 야생동물보호팀장은 “도심 속에서 번식이 이어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오히려 송골매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사람이 야생동물을 먼저 배려할 수 있는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