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 “도시철도 시공 때 사용 목재
- 썩으며 틈 생겨 지반 내려 앉아”
- 교통공사 “단정할 수 없다” 반발
- 구, 전문기관에 용역 의뢰키로
땅꺼짐(싱크홀) 현상이 발생해 보수 공사가 이뤄진 부산 해운대구의 중앙버스전용차로(BRT)에서 또다시 지반 침하 현상(국제신문 27일 자 9면 보도)이 일어나자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해운대구는 도시철도 공사 뒤 방치한 가설물을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부산교통공사는 이를 반박했다.
해운대구는 지난 26일 발생한 BRT 구간 내 도로 침하의 원인은 과거 도시철도 공사 때 매몰 처리된 시설물이 부식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27일 밝혔다. 침하가 이뤄진 곳은 지난달 31일 개통한 우동 운촌삼거리~중동 지하차도 BRT 구간의 일부다. 지난 20일에는 해당 지점에서 깊이 1.3m 가로세로 1m 크기 싱크홀과 가로세로·깊이가 모두 1m인 싱크홀이 발견됐다.
해운대구는 침하 지점을 굴착 조사한 결과 지표로부터 1m 깊이에 매설된 ‘토류판’이 부식하면서 그 틈으로 토사가 유출돼 도로 침하와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토류판은 도시철도 공사를 위해 터파기를 하는 과정에서 토사 붕괴를 막기 위해 철제 H빔과 함께 설치하는 목재 시설물이다. 이 토류판은 2001년 도시철도 공사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매몰 처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구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공사가 끝나면 H빔과 토류판을 제거하고 그 자리를 메워야 하지만 해당 지점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교통공사는 반박했다. 도시철도가 준공된 지 18년이 지나면서 해당 구간 땅속이 오랜 ‘압밀작용’으로 안정화됐다는 것이다. 압밀작용은 퇴적 현상에 의해 하중이 가해지면서 퇴적물이 다져지는 작용을 뜻한다. 공사는 최근 시행한 환기구 이설 공사 과정에서 침하 구간 땅속에 빈틈이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침하 발생지 주변에서 2016년 유출관로 부설 공사가 이뤄졌고, 최근에도 BRT 등 다수의 공사가 있었다”며 “도시철도 토류판 부식을 침하의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해운대구는 대한토목학회 등 전문기관과 합동 조사를 벌인 뒤 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구 관계자는 “우선은 침하 구간을 신속하게 복구해 BRT 구간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관련 용역을 통해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부산시 조사에서 해운대구 좌동 BRT 구간 지표면 아래에서 빈 공간(공동) 3곳이 발견돼 보수 공사가 이뤄졌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