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최원규 교수가 市에 기증
일제강점기 경남 김해지역 주민의 생활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희귀자료가 발굴돼 관심을 끌고 있다.
김해시는 최원규 전 부산대 교수가 자신이 소장 중인 사적조서(事積調書·사진)를 기증해 대성동고분박물관에 보관 중이라고 9일 밝혔다. 사적조서는 업적이 뛰어난 인물과 마을의 공적을 기록한 문서다.
이 문서는 일제강점기인 1932년에 당시 김해군이 작성한 등사 인쇄본 문서로 32면 분량이다. 진례면장인 송모 씨, 녹산면 녹산리, 진례면 신안근농공제조합 김모 씨, 가락면 식만근농공제조합 이모 씨의 공적이 기록돼 있다.
당시 일제에 의한 지역 경제, 행정, 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통치정책과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료라는 평가다. 면장이나 친일조직을 통해 어떻게 지역민을 관리하고 교육시켰는가를 보여준다.
문서는 이례적으로 32면 중 20면에 걸쳐 송 면장의 공적을 기록해 눈길을 끈다. 면민 복리 증진과 발달에 전력을 기울이고 미풍양속 장려, 농업 개선, 조제 징수 등의 업무에서 뛰어났다고 기술돼 있다.
촌락단위 조직인 근농공제조합 보도 위원들의 공적도 나온다. 악습 개선, 생업자금 대부 알선, 이자 납부, 가마니 짜기 독려, 민풍교정 등의 업무 수행에 타의 모범이 됐다는 내용이다.
개인이 아닌 녹산면 녹산리 차원의 마을 공적도 포함돼 있다. 마을주민이 교육회, 청년회, 경로회, 금주회, 교풍회 등의 창립을 주도한 것으로 돼있다. 일제의 통치 정책을 성실하게 수행한 모범 마을을 칭찬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향토사학자는 “당시는 일제의 ‘조선인이 일본인이 되자’는 내선일체 교육이 판치던 시기”라며 “일제에 의한 민간인 수탈사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라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