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군 공개 자료수 설정 주먹구구
- 0건 보고서도 정보공개율 100%
- 조합원 가입 적어 활용도 떨어져
- 시 “페널티 등으로 참여율 독려”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투명한 진행을 위해 부산시가 구축한 ‘정비 사업 통합 홈페이지’가 3년째 엉터리로 운영돼 본래 취지를 전혀 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합 측이 공개한 문서 수와 관계없이 공개율이 일괄 100%로 집계되는 등 시와 구·군의 부실한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시는 지난 1월부터 이 홈페이지 사용 강화 방침을 세우고 각 조합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2016년 12월 구축된 홈페이지는 부산지역 200여 개 재개발·재건축 조합(추진위)이 예산안 회의록 등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정보 공개 항목을 등록하도록 만들어졌다. 각종 소송 등 갈등을 줄이고 사업 기간을 앞당겨 조합원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또 조합 관련 자료를 그대로 공개해 조합원 알 권리를 보장한다는 목적도 있다.
그러나 이 홈페이지 신뢰도는 ‘바닥’이다. 전체 정보 공개율이 100%인 A조합은 홈페이지에 분기마다 등록해야 하는 자금수지 보고서를 올해 한 건도 올리지 않았다. 이미 아파트 준공 단계인 A조합은 홈페이지 사용 강화 방침이 내려진 올해만 따지더라도 2건의 자료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담당 구는 공개 대상 자료 수를 0건으로 처리해 정보 공개율을 100%로 만들었다. 자료를 전혀 올리지 않든, 몇 건을 올리든 간에 각 구·군은 조합이 등록하는 자료 수대로 모수(母數)를 조정해 공개율 100%를 유지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정보 공개율은 비정상적으로 높다. 14일 기준 구·군별 정보 공개율은 금정구(99.93%) 남구(99.84%) 동래구(99.09%) 해운대구(99.02%)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구(강서구·기장군 제외)가 100%다.
조합원의 홈페이지 가입률도 극히 낮다. 시에 따르면 홈페이지에 가입해야 할 조합원은 수만 명에 달하지만, 지난달 기준 2840명밖에 가입하지 않았다. 아직 이 홈페이지를 모르는 조합원이 많아 일부 조합은 예전 관행대로 인터넷 카페 등을 개설해 정보를 공개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합원 불만을 해소하려고 만든 홈페이지가 오히려 분쟁을 조장하기도 한다. 한 조합원은 “조합이 아예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데도, 이를 감시해야 할 지자체가 손을 놓고 있다”며 “정보 공개율을 도저히 믿을 수 없는데 이런 홈페이지를 왜 운영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시도 이런 문제를 인정한다. 시 관계자는 “구별로 교육하고 독려하는데 ‘직원이 없다’ ‘바빠서 안 된다’ 등 이유로 협조가 되지 않는다”며 “시 조례가 강제력이 떨어지다 보니 조합이 자료를 제대로 올리지 않아도 딱히 방법이 없다. 정보 공개를 제대로 하지 않는 구나 조합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구별 정비사업 통합 시스템 정보 공개율 |
자치구 |
공개율 |
수영·사상·서·중·북·영도·사하 ·부산진·연제·동구 |
100% |
해운대구 |
99.02% |
금정구 |
99.93% |
남구 |
99.84% |
동래구 |
99.09% |
※자료=부산시(7월 14일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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