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따른 재정 지원금(운송수지 부족분 보전금) 한도를 정하는 파격적 방안을 추진한다. 또 시내버스 업체의 보조금 유용 등 부정행위가 한 번 적발되면 지원금을 주지 않고, 세 번 적발되면 준공영제에서 퇴출하는 고강도 제재를 시행한다.
오거돈 시장은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산형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시내버스 준공영제 운용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경영 투명성과 공공성 강화라는 시 지원의 기본 전제가 상당 부분 훼손됐다. 시민은 버스 운영을 신뢰하지 않는다”며 “이런 엄중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작심하고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올해 1800억 원에 육박하는 재정 지원금을 줄이기 위해 재정 지원금 한도를 설정하겠다고 공언했다. 2007년 준공영제가 시작된 이후 시 재정 지원금 누적액, 즉 운송적자는 무려 1조1853억 원에 달한다. 갈수록 늘어날 재정 지원금을 손보지 않고는 준공영제 혁신이 무의미하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시는 보상과 제재를 병행한다. 시내버스 업체가 광고 활성화와 자재 공동 구매 등으로 운송비용을 아끼면 절감분의 절반을 업체 수익으로 돌려주기로 했다. 반면 서비스 종합 평가 결과 하위 3개 업체는 재정 지원 근거가 되는 표준운송원가를 감액하고,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업체는 준공영제에서 제외한다.
시는 또 전국 최초로 공익이사제를 도입해 경영 평가 하위 3개 업체 및 중대 위반, 자본 잠식 업체를 직접 지도·감독하기로 했다. 업체의 고질적 채용·회계 비리를 근절하는 방안도 내놨다. 먼저 시와 조합 업체 금융기관 간 회계 공유 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 입출금 내역을 확인하는 등 회계 부정을 차단한다. 신규 채용 일정과 수입·지출 현황 등 주요 경영 정보는 시 홈페이지에 공시한다.
시는 현재 1200원인 교통카드 요금을 1250원으로 받은 뒤, 내릴 때 카드를 단말기에 대면 다음 승차 때 50원을 돌려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차 정보를 파악해 노선 개편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오 시장은 특히 시내버스 준공영제 혁신의 모든 사안을 논의할 ‘노사민정 상생협의회’의 가동을 선언했다. 시와 버스조합, 노조, 시민 대표가 3명씩 동수로 참여하는 협의회를 만들어 재정 지원금 한도 설정 등 구체적 혁신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혁신안에 대해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시는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시민 참여단 의견 등을 수렴한 뒤 다음 달 공청회를 열어 추진 계획을 공론화한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