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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21> 아가서와 아가씨 : 이성 간 사랑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18 19:27:3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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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구약성경은 46편으로 개신교 구약성경 39편보다 많다. 외경 7편이 더 있기 때문이다. 외경(外經)은 정경(正經)은 아니어도 신앙에 교훈을 주는 경전이다. 외경이 더 많을 수 있었으나 논란 끝에 정경에 속한 경전이 있다. 바로 아가서다.

아가서(書)에 담긴 아가씨(氏) 남녀의 사랑.
성경에는 아가라고 되어 있다. 아름다운(雅) 노래(歌)란 뜻이다. 영어성경에서는 ‘Song of Songs’라고 되어 있는데 아가라고 번역을 예쁘게 잘했다. 아가서에는 예쁜 내용이 담겨 있을까? 저자가 솔로몬이 아니라고도 하지만 솔로몬의 노래라고 시작한다(아가 1:1). 솔로몬은 잠언에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 했다. 전도서에서는 여호와 없는 인생은 헛되고 헛되다고 했다. 그렇다면 아가서에서는? 난해한 질문이다. 야훼 여호와 하나님 하느님에 관한 내용이 한 줄도 없기 때문이다. 사랑 이야기가 전부다. 수직적 사랑인 아가페도 아니고 수평적 사랑인 필리아도 아니고 이성적 사랑인 에로스에 관한 내용이다. 네 유방은 포도송이 같고 네 콧김은 사과냄새 같고 네 입은 좋은 포도주 같다(아가 7:8~9)처럼 매우 에로틱한 구절이 있다.
성(聖)스러운 성경에서 성(性)적인 표현으로 여긴다면 당혹스럽다. 하지만 여호와를 믿고 살아가는 남녀간 순수한 사랑이라고 여긴다면 어떨까? 연인들끼리 서로 꿀(honey)이나 아가(baby)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나이 들어도 남녀 간에 서로를 귀여운 큰아가씨인 아가씨(氏)로 여기며 산다면 이성 간 사랑은 형통해지며 신앙생활도 순탄해질 듯싶다. 하나님께서 이쁘게 보실 것같다. 아가서가 성경에 정경으로 들어간 까닭인 듯하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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